매년 이맘때면 꽁꽁 얼은 소양호 한 가운데서 발동동 구르며 조그만 얼음구멍으로 춤추는 이들을 기다리다 못해 건져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맑은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은빛 물고기, 바로 ‘냉수의 요정’이라 불리는 빙어를 잡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추위를 한번에 날려버릴 빙어낚시를 즐길 수 있는 얼음의 호수로 떠나보자.
담수어종으로 6℃∼10℃의 맑고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빙어는 남한 일대의 맑은 호수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속이 투명한 은빛 물고기다.
빙어의 이름은 옛 기록에서도 보인다. 옛 기록에 나오는 빙어의 이름은 과어(瓜魚)다.
몸에서 오이 향이 난다고 해서 오이 과(瓜)자를 써서 과어(瓜魚)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다고 한다.
또 제천 지역에서는 속이 텅 빈 물고기라 해서 공어(空魚)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빙어의 몸은 매우 가늘고 길쭉하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빙어만이 갖고 있는 기름 지느러미라는 아주 작은 지느러미가 하나 더 달려 있다.
봄철에 태어나는 빙어는 여름에는 수온이 낮고, 아주 맑고 깊은 물 속에서 살고 좋아하는 먹이는 새우 등 갑각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작은 곤충 등이며 봄철 번식기가 되면 얕은 물로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은 뒤 그 짧은 생을 마감한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인제군 남면 소양호 일원에서는 ‘제6회 빙어축제’가 열린다.
인제 빙어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빙어낚시대회와 빙어 시식회 등 빙어를 주제로 한 행사와 빙상볼링, 얼음축구대회 등의 레포츠 경기, 그리고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체험행사 등이 열린다.
얼음빛을 띤 은빛 빙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빙어축제는 꽁꽁 얼어붙은 소양호의 강심에서 개최되는 인제군만의 고유한 축제이다.
특히 눈 덮힌 내설악이 내뿜는 은빛 눈가루와 그 은빛 눈가루를 뒤집어 쓴 채 빙판 위에서 벌어지는 소양호 수몰지역 및 산촌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민속놀이 및 세시풍속은 근래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인제군 남면에서 온몸을 꽁꽁 얼어붙히고 있는 소양호는 설악산 구비에서 흘러내리는 눈 시린 계곡물과 방태산을 휘돌아 흘러내리는 내린천이 합쳐져 만들어진 전국 최대의 산정호수로 특히 이맘 때면 맑고 푸르른 소양호 일대의 300만평이 빙판으로 얼어붙는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곳 소양호 일대의 얼음나라를 찾아드는 살결 하얀 요정, 빙어떼들이다.
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봄철 산란을 위해 소양호 일대를 찾아드는 빙어떼는 겨울 강태공들의 마음을 한꺼번에 휘감는다.
꽁꽁 언 얼음 아래로 흐르는 맑고 푸르른 물 속을 마치 천사의 옷깃처럼 헤엄치는 빙어떼가 없었다면 소양호의 겨울은 너무나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지도 모른다.
빙어낚시는 낚시대와 채비(바늘묶음 등)도 간단하다.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은 견지낚시. 준비물은 파리채처럼 생긴 견지대와 가는 바늘이 7개가량 달린 도깨비바늘, 미끼로 구더기만 있으면 된다. 얼음구멍을 뚫기 위해 얼음끌과 덧얼음을 걷어 올리는 얼음 뜰채도 필요하다.
보통 현장에서 견지대와 채비세트 5천원, 미끼 2천원 내외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얼음구멍도 이미 뚫려 있는 경우가 많다.
낚시방법은 바늘에 미끼인 살아있는 구더기를 꿰어 빙어의 주된 유영층인 수심 3∼4m 되도록 드리운 다음 견지대를 올렸다 내렸다하는 일명 고패질을 한다.
고패질은 떼지어 다니며 한마리가 먹이를 물면 따라 무는 빙어의 특성을 이용한 것. 빙어가 입질하는 감을 잡았어도 곧바로 낚아채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고패질을 계속해야한다. 그래야 여러마리를 한꺼번에 낚아올릴 수 있다.
챔질 할때도 너무 힘을 주면 안된다. 빙어의 입은 피라미보다 약해 자칫 바늘에서 떨어질 염려가 있기 때문.
빙어 요리의 으뜸은 당연히 빙어회이다. 빙어는 크기가 작아 한번에 먹기가 좋다. 특히 깨끗한 물에서 갓 잡은 빙어는 초장에 바로 찍어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하지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살아 있는 빙어를 초장에 찍어먹을 때는 반드시 꼬리를 잡고 빙어의 머리 부분에 초장을 찍어 바로 한입에 집어넣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건 초장이 묻은 살아 있는 빙어가 꿈틀댈 때마다 식도락가들의 옷은 온통 초장으로 범벅이 되고 말 것이다.
또 빙어는 육질이 매우 연하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 담백한 맛이어서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향긋한 오이 내음이 나는 맛을 쉬이 잊지 못한다. 그 외에도 빙어에는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튀김, 조림, 무침, 국 등의 요리로도 널리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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