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침용 땅굴인가, 아니면 뜬소문인가.
민간단체가 지난해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일대에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뒤 사실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처음 제기된 건 지난해 11월 초순.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이하 남굴사)이라고 밝힌 민간단체는 당시 기자회견을 자청,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군부대 정문 앞길 건너편에서 땅굴이 발견됐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현장은 너비 15m 깊이 10m 정도 파여져 있었고, 남굴사는 현장에 빨간색 페인트로 너비 1m 길이 10m 크기의 ‘화성 남침 땅굴현장’이란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이때문에 군부대 앞을 지나가는 주민들은 군부대가 땅굴을 발견한 것처럼 착각했을 정도였다. 남굴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방부는 정밀조사를 실시한 뒤 ‘사실 무근’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같은 논란이 잠시 주춤했다 다시 불거진 건 지난 9일부터. 남굴사는 남침용 땅굴임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포크레인 3대와 굴착기 3대 등을 동원해 당초 깊이 10m에서 사방 길이 40m에 깊이 13m 정도 파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진행되자 일부 주민들은 땅굴사측이 배포한 ‘수원-화성 남침땅굴 상황 및 대책방향’이란 책자를 보면서 혹시 북한이 땅굴을 파내려 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육지를 통해 땅굴을 파지 못하자 서해안을 통해 바다 밑으로 굴을 파면서 현장까지 들어 왔다는 등의 소문도 나돌고 있다
남굴사는 지난 14일 오전 현장 앞에 비닐하우스로 된 전시관을 만들고 땅굴을 확인하기 위한 비용을 모우기 위해 성금모금함도 비치하고 서명까지 하게 만들어 놓았다.
주민 박모씨(65·화성군 봉담읍)는 “소문이 무성해 정말인지 아닌지 현장을 확인하려 왔다”며 “군부대 앞에 남침 땅굴이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22일 “휴전선에서 서해안을 통해 화성시까지 거리가 60㎞가 넘고 해저로 굴을 파면 각도를 두면서 파야 하는데 이곳까지 땅굴을 파고 오려면 바다 깊이 파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지층구조를 분석한 결과, 땅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화성=강인묵기자 imkang@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