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혜음원지 국가문화재 만든다

고려시대 임시궁궐인 행궁(行宮)으로 추정되는 파주시 혜음원지(惠陰院址)가 국가문화재로 지정된다.

27일 시에따르면 30억원을 들여 광탄면 용미4리 혜음원지 9천475평에 대해 오는 2007년말까지 연차적으로 발굴 및 유적 정비사업 등을 벌인 뒤 국가문화재로 지정받아 보존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유적지내 사유지 9천491평을 매입하는 한편 오는 3월 3차 발굴조사에 착수하고 유적보존 설계용역도 발주할 예정이다.

추가 발굴작업에서 숙박시설기능을 담당했던 원(院)과 사(寺), 행궁(行宮) 등의 구역과 규모가 좀 더 명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지난해 9월 경기도 문화재(181호)로 지정된 혜음원지를 가능한 연내 국가문화재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혜음원지는 지난 2001년 8월과 지난해 8월 단국대 매장문화연구소(소장 박경식 교수)의 두차례 발굴조사 결과, “국왕 행차에 대비해 건립된 고려 행궁이 거의 확실하다”는결론이 내려졌다.

4천여평의 넓은 터에 궁궐 건축에서나 볼 수 있는 좌우대칭의 건물 구조와 일반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사방을 석축과 담장 등으로 폐쇄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으며 이는 사찰(혜음사)과 원(혜음원)만 있었다면 볼 수 없는 특수용도(행궁)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특히 2차 발굴에서 출토된 ‘무신년(戊申年)’이란 명문 기와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혜음사신창기’(惠陰寺新創記) 기록과 비교할 때 혜음사·원이 세워지고 6년 뒤인 1128년 행궁이 축조됐음을 확인시켜 주는 자료로 해석되고 있다.

혜음원지에선 두차례 발굴작업을 통해 다량의 귀목문 막새기와를 비롯, 잘 다듬어진 고급 평기와와 석제품 등이 출토됐으며 여행객들을 위한 세탁 및 목욕시설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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