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네마

■니모를 찾아서

월트 디즈니가 올해는 해저 스펙터클 어드벤처를 표방한 ‘니모를 찾아서(원제 Finding Nemo)’를 선보인다.

제작 파트너는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등으로 성가를 드높인 픽사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여름이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를 감안해 6월 6일 일찌감치 간판을 내걸 예정이다.

호주 동북부 연안의 산호초지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말미잘의 촉수 틈에 사는 클라운 피시(광대 물고기) 말린은 아내와 400개의 알을 몽땅 청새치에 잃은 채 유일하게 부화한 외동 아들 니모를 애지중지 키운다.

아빠 품을 벗어나 처음 학교에 가는 날, 니모는 친구들의 부추김에 떼밀려 겁도없이 보트 밑바닥에 접근했다가 다이버의 손에 납치된다. 이때부터 말린의 눈물 겨운 ‘아들 찾아 삼만리’ 모험이 시작된다.

건망증 심한 블루 탱 도리와 짝을 이룬 말린은 다이버가 떨어뜨린 물안경의 글씨를 보고 시드니로 향한다.

말린과 도리는 고래 뱃속에 갇히는가 하면 해파리떼 숲에서 헤매기도 하며 우여곡절 끝에 동오스트리아 해류를 따라 시드니항에 도착한다.

펠리컨으로부터 말린과 도리의 영웅담을 들은 니모도 치과병원의 수족관 친구들과 합세해 탈출을 시도한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120종에 이르는 다채로운 캐릭터. 돌아서면 자신의 존재조차 까먹는 도리, 식성을 채식으로 바꾸는 5단계 프로그램에 돌입한 상어 3총사, 수족관의 보스 무이리시 아이돌, 수족관 유리에 반사된 자기 모습을 쌍둥이 자매라고 믿는 댐즐 피시, 수족관 밖의 풍경을 중계방송하는 불가사리, 150살 먹은 마음씨 좋은 거북 등의 깜찍하고도 우스꽝스런 모습은 어린이 관객들이 홀딱 반할 만하다.

가족애와 모험이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모토를 잘 살리면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캐릭터의 생생함에 힘입은 바 크다. 보고 나면 뻔한 결말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정신없이 웃다가도 손에 땀을 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해양 생물들의 생태와 동작을 치밀하게 연구해 만들어낸 유연한 움직임과 바닷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실감나게 담아낸 화면도 놀랍다.

코미디언 앨버트 브룩스와 앨런 드제너러스가 각각 말린과 도리의 음성연기를 펼쳤으며 ‘플래툰’의 배우 윌리엄 데포가 수족관 보스 길의 목소리로 등장한다. 거북 크러시의 연기는 앤드루 스탠턴 감독이 직접 맡았다.

■성질죽이기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성질 죽이기’는 아카데미상 12회 노미네이트·3회 수상에 ‘빛나는’ 명배우잭 니콜슨과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코미디 배우’ 아담 샌들러가 호흡을 맞춘 영화. 최정상급의 두 배우가 같이 출연하며 화제를 낳았고 영화는 미국 개봉후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동안 다른 영화를 통해 두 배우의 진가를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들의 연기를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가슴 뛰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각각 최고의 연기파와 망가지는 코미디로 서로 동떨어져 보이는 곳에서 자리를 잡은 두사람은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 변신 아닌 변신을 한 셈. 각각 최선의 연기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영화 내내 으르렁 대는 두 사람의 호흡은 관객들에게 넉넉한 웃음을 줄 수 있을 만큼 잘 맞아 보인다.

어느날 데이브(아담 샌들러)는 출장길 비행기에서 난동꾼으로 오해 받는다. 결국 그는 법원으로부터 ‘성질 죽이기’ 치료를 받으라는 판결을 받지만 별 잘못도 없이 치료받는 게 내킬리 없다. 하지만 법원의 명령을 어기면 바로 ‘콩밥’을 먹어야하는 신세. 할 수 없이 데이브는 라이델 박사(잭 니콜슨)의 성질죽이기 프로그램에 등록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오히려 성질이 포악해지고 결국 린다까지 박사에게 빼앗기게 되는데…

성질 죽이기라는 소재나 착한 청년이 성질 치료사를 만나 오히려 못되게 변해간다는 설정이 이 코미디 영화가 선택한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 그 바탕위에 웃음을 이끌어내는 두 배우의 화학작용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감독은 ‘총알탄 사나이3’의 피터 시걸 감독. 우디 해럴슨, 루이스 구즈만 등 개성있는 배우들이나 테니스 스타 존 멕켄로,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 등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튜브

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나 3월로 예정됐던 개봉일이 기약없이 미뤄졌던 영화 ‘튜브’가 마침내 6월 5일 극장에 간판을 내건다.

이야기는 공항에서 시작된다. 전직 국가정보부 최정예 비밀요원 강기택(박상민)은 차를 몰고 청사에 진입해 막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요인을 암살한 뒤 유유히 사라진다. 그는 비밀조직을 만들었던 차기 대권주자(송용태)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조직을 해체하며 요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자 테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를 쫓는 자는 지하철수사대의 형사 장도준(김석훈). 애인을 강기택의 흉탄에 잃은 뒤 3년 동안 끈질기게 추적중이다.

강기택은 신임 서울시장단의 지하철 시찰이 있는 날 지하철에 대규모 폭탄을 장치하고 대규모 인질극을 벌인다. 자신을 연모하는 소매치기 인경(배두나)으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고 지하철에 매달린 장도준. 그가 시민의 안전도 지켜내고 연인의 원수도 갚을 수 있을까. 대구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나 유족들은 떠올리기조차 싫은 악몽이겠지만 지하선로를 질주하는 전동차는 대형 비극을 예고하는 공간에 잘 어울린다. 중앙통제실의 긴박한 분위기와 함께 아슬아슬한 순간에 선로를 변경하고 객차를 분리시키는 장면도 실감을 자아낸다.

‘쉬리’의 조감독 출신인 백운학은 확실히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전동차를 통째로 제작한 미술감독 황인준과 속도감을 생생히 살려낸 촬영감독 윤홍식의 솜씨도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내러티브는 대단히 허술하고 캐릭터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주인공들이 왜 그토록 목숨을 건 테러와 추격을 시도하는지 공감을 자아내기 힘들다. 한국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지하철 테러 장면을 멋지게 담아냈다고 해서 관객이 흠뻑 빠져들기에는 우리 영화 팬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닐까.

■인터뷰/‘이중간첩’ 訪日 한 석 규

“일본 영화 팬들이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계셔서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예요. 현지 팬클럽에 연락도 안하고 입국했는데 회원들이 마중을 나오셨더라구요.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도 뜨거웠구요.”

‘이중간첩’의 개봉을 앞두고 일본 도쿄를 방문한 주연배우 한석규(39)는 29일 현지 기자들을 만난 뒤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980년대 남한으로 위장귀순한 북한 공작원의 이야기를 담은 ‘이중간첩’은 6월 7일 ‘이중스파이’란 제목으로 일본 전역의 212개 스크린에 간판을 내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매트릭스2:리로디드’와 같은 날 맞붙는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쉬리’의 일본 내 빅히트로 한석규의 인기가 높은데다가 북한에 대한 관심과 한국 붐이 높아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기자들과 만날 때도 늘 어려워요. 더구나 외국 기자들을 대할 때면 한국 배우에 대한 인상을 뇌리에 심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더욱 조심스럽지요.”

3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중간첩’의 국내 흥행기록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해 ‘흥행 보증수표’라는 한석규의 이름값도 이제는 퇴색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그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석규의 일본내 인기는 대단하다. ‘쉬리’의 주제가 ‘When I Dream’에서 딴 팬클럽 ‘When We Dream’이 300여명으로 조직돼 있고 일본의 인기배우 겸 가수 초난강도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본의 국민배우로 꼽히는 다카카라 겐도 한석규의 연기를 칭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카쿠라 겐은 “‘이중간첩’ 시사회를 보고 감동받았으며 다음에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편지로 전해왔다.

한석규는 ‘이중간첩’ 이전에 3년 동안 공백기간을 가졌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29일 기자회견에서도 “다카쿠라 겐 선생님도 7년이나 휴식기를 가졌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백기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제 뒷바라지를 해오신 형님(한선규)의 회사 힘픽쳐스가 2년 동안 독자 제작을 준비해왔는데 올해 안으로 크랭크인에 들어갈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주연으로 나서야지요.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고 감독은 신인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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