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마을’ 조성에 양평군의 협조를

널리 알려진 문학작품 특히 소설과 시는 실제로 그 작품에 지역과 자연이 무대와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박경리 작 대하소설 ‘토지’는 경상남도 하동군 평사리가 배경이고, 이효석 작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이다.

경기도 지역만 해도 명작의 고향이 시·군 도처에 있다. 홍성원의 대하소설 ‘먼동’은 수원과 남양을 공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수원의 광교산, 팔달문, 장안문,종로네거리 등 수원 풍경이 실제로 등장한다. 시인이며 소설가인 박석수의 시집 ‘술래의 노래’와 장편소설 ‘철조망속의 휘파람’등의 배경은 평택의 송탄(쑥고개)이며, 김명인의 시집 ‘동두천’의 무대는 바로 동두천시 전역이다. 안산시 사동 샘골 마을(본오동)은 심훈의 장편소설 ‘상록수’의 무대로 유명하다.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문학사적 의미 뿐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긍지와 정서를 심어준다. 최근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의 배경이 양평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반갑다. ‘소나기’는 시골 소년과 도회지에서 이사를 온 소녀의 잔잔한 첫사랑을 그린 소설로 시골의 풍경이 아름답게 묘사된 작품이다.

고(故) 황순원씨가 생전에 교수로 재직했던 경희대 국문과 출신 문인들과 제자들은 “‘소나기’가 씌어진 1952년 당시 양평의 개천과 산 등이 소설에 묘사된 풍경과 흡사하다”며 근거로 작품 후반부에 실린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것이었다’라는 대목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의 문호 황순원씨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소나기’의 배경인 양평에 ‘소나기 마을’을 조성, 다양한 문학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작고한 예술인들의 생가를 복원하거나 상징 표석을 세우는 일 등은 만인을 위한 문예운동이며 귀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예부터 산자수명한 양평에 ‘소나기 마을’이 조성되면 문학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도 각광 받을 것이다. 양평군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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