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연결도 좋지만 개통을

분단의 철조망도 지뢰도 없다. 엊그제 군사분계선서 가진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 연결식은 역시 겨레는 오직 하나임을 거듭 확인해주는 역사적 대행사다. 실로 장구한 세월을 지나 52년만에 포옹하는 민족의 환희며 감격이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던 목 메인 철마의 절규가 7천만 동포의 염원과 함께 소원을 이루게 됐다. 이런데도 가슴 벅찬 이 기쁨이 현실적으로 체감되지 않는 연유가 또한 한 없이 가슴 아프다. 당장 개통되지 않은 탓만은 아니다. 경의선은 남측 지역은 완료됐으나 북측 지역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2.2㎞를 제외하고 개성역까지 13.1㎞에 대한 궤도 부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 때문이 아니다.

동해선 역시 남과 북이 MDL로부터 각각 100m와 400m 구간만 궤도 부설작업을 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경의선은 오는 9월말, 동해선은 올해 말이면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전망을 믿고 싶은데도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불안하다. 남쪽은 6·15 공동선언의 정상회담 경위를 실정법으로 재단하고 북쪽은 공동선언을 민족공조라는 미명으로 반미투쟁을 다그치는 도구로 삼고있다.

북 핵 문제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속에 갖는 이러한 정치적 다툼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심히 불행하다. 막말로 정상회담에 대가성이 있었으면 없는 것보단 못하지만 어떻단 말인가, 문제는 만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어떻게 해서든 만났기 때문에 남북간 철도연결까지 온 것이다. 북측 역시 핵 문제를 두고 더 이상 당치않은 강변으로 우기기보다는 핵무기 폐기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들이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하다. 이것이 진정한 민족공조며 남북공영의 길이다.

핵을 빌미삼은 북측의 강성 일변도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남쪽이 진실로 원하지 않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현실화하지 않기 위해서는 북측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지금 모색되고 있는 다자회담이 앞으로의 고비다. 정말 모처럼 연결된 철도가 개통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의 자세를 보이고 남북간 문제에 정치색을 배제해야 한다. 불통되는 연결로 그쳐 계산된 쇼라는 비난을 받는 일이 없기 바란다. 경의선이 예정대로 오는 9월 말쯤이면 남북경협을 통해 동포애를 교환하는 철마가 힘찬 기적을 울리며 서울과 평양을 왕래하게 되기를 간곡히 희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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