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제2창당 각오를

한국정당 사상 원내 최대 의석을 가지고 있는 야당인 한나라당이 오늘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대표를 선출한다. 이미 새 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는 지난 24일 전국적으로 실시되었기 때문에 오늘은 전당대회에서 개표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새로 선출된 대표만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당대회는 대표 선출대회라기보다는 신임 지도부의 출범을 알리는 한나라당의 축제가 될 수 있다.

이번 한나라당은 대표 선출에 있어 한국정당 사상 초유의 정치실험을 했다. 지난 해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과정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일반국민들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제도를 실시하였으나, 이번 한나라당과 같이 무려 22만명이 넘는 거대한 선거인단이 조직되어 당대표를 직접 선출하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된 것이기 때문에 당원들은 물론 일반국민들도 선거과정과 더불어 투표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관심은 57%의 투표율을 기록함으로써 예상보다 높은 선거인단 참여에서도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현재 원내에서 절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원내 제1당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마음만 먹으면 헌법 개정을 비롯한 일부 입법 사항만 제외하고 어떠한 법안도 제정할 수 있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도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특검법안도 한나라당이 결심하면 특정 사안에 대하여 언제든지 특검을 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할 수 있다.

이런 막강한 입법권을 가진 국회를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으나, 현재 국회는 추경안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여·야간의 이견으로 구성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비생산적 국회가 운영되고 있다. 국회는 개회되어 있으나 중요한 민생법안은 특검 등 여·야간의 정쟁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신당문제 내분을 겪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당권문제로 지도부가 공백상태이다.

오늘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대표의 선출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제2의 창당 각오로 수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되며 또한 4년후 집권에 도전하는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경선후보들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야당다운 야당의 한나라당이 되기를 요망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