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
한국에서는 덜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SF ‘스타트렉’의 인기는 그칠 줄 모른다.
1966년 NBC TV를 통해 첫 방송된 이후 끊임없이 TV와 영화에서 속편이 제작되고있는 이 SF 서사시는 20세기 말에는 미국의 한 연예지가 뽑은 ‘20세기 최고의 스타100’에 실사 영화로는 유일하게 33위에 올랐으며 이 영화의 열성팬을 뜻하는 ‘트레키(Trekkie)’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네메시스’(원제 Star Trek: Nemesis)는 ‘스타트렉’의 열번째 극장용 영화. 미국에서는 2002년 겨울 개봉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의 기세에 밀렸지만 골수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시리즈의 열 번째 영화라는 점은 처음 ‘스타트렉’을 대하는 관객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영화 자체의 볼거리나 스토리의 흡인력은 뛰어난 편. ‘미션 임파서블2’와 ‘툼 레이더1’의 편집감독 출신 스튜어트 베이어드가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로물루스 행성은 리무스 행성의 우두머리 신존(톰 하디)에게서 동맹을 제의받지만 평의회는 표결로 이를 거절한다.
이에 신존은 평의회 의원들을 몰살시키고 행성의 집정관 자리에 오른 뒤 은하 연방에 평화조약을 맺자고 제안한다.
한편, 사령관 피카드(패트릭 스튜어트)를 비롯한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은 부함장 리커(조나단 프레익스)와 트로이(마리나 서티스)의 결혼식을 마치고 우주 항해를 하던중 한 행성에서 승무원 중 한 명인 안드로이드 ‘데이터’(브렌트 스피너)의 복제 안드로이드를 발견한다.
곧바로 은하연방으로부터 로물루스 행성의 신존과 접촉하라는 명령을 받은 일행은 신존이 겉으로는 평화주의자인 척하지만 뒤로는 인류를 멸종시키려는 음모를 갖고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신존은 사령관 피카드와 똑같은 DNA 구조를 갖고 있으며 몸속에 들어있는 노화촉진인자 때문에 빨리 늙어가고 있다는 것도 알려진다.
정체가 드러난 신존은 엔터프라이즈호에 전면전을 선포, 공격을 시작하고 엔터프라이즈호는 신존의 쿠데타에서 살아남은 로물루스의 도나트라 사령관과 힘을 합쳐 그에게 맞서기로 하는데….
■영화의 유혹
영화 평론이나 리뷰 기사가 너무 어렵다고? 혹은 영화사에 대해 알고 싶은 당신이 다른 책들은 두꺼워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154쪽의 많지 않은 분량에 컬러 사진으로 지루하지 않게 꾸며진 이 책이 안성맞춤일 듯하다.
남성 패션지 ‘GQ’의 편집자와 영화전문지 ‘엠파이어’의 수석기자가 쓴 영화사개론서 ‘영화의 유혹’(예담 刊)이 최근 출간됐다.
1895년 영화의 탄생 이후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서술돼 있는 이 책은 전 세계 영화사의 중요한 사건, 화제작이나 걸작 등을 빠짐없이 짚어주고 있다.
책은 깊이가 있거나 정보의 양이 많지는 않으면서도 알찬 편. 인물 설명이나 할리우드의 숨은 이야기, 세계사의 다른 사건들 등을 곁들이고 있는 것도 지루하지 않게 읽힐 수 있게 한다.
책의 말미에는 세계 영화제 캘린더와 용어 정리, 스태프 소개, 박스오피스 베스트 10과 평론가들이 뽑은 베스트 10, 명감독 20인에 대한 약술 등도 실려있어 영화에 대한 기본 이해를 돕고 있다.
■오 브라더스
5일 개봉한 ‘오 브라더스’는 나이보다 일찍 늙는 조로병(早老病) 환자 동생과 잡초처럼 살아가는 형이 나누는 형제애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
12살 소년이면서도 30대의 험악한 외모를 가진 동생 봉구(이범수)를 둘러싼 이야깃거리가 풍부하고, 감동을 이끌어내는 감독의 연출력도 깔끔한 편. 박영규, 이원종, 이문식 등 조연배우의 명연기도 빛을 발한다.
흥신소에서 일하는 상우가 하는 일은 불륜 커플의 사진을 찍거나 채무자에게 빚을 받아내는 것. 어느날 그에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죽은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것은 아버지가 진 빚뿐. 스스로 앞가림 하기도 힘든 그는 새 어머니에게 빚을 떠넘기기 위해 동생 봉구를 찾아 나선다.
수소문 끝에 봉구와 첫 대면을 하는 상우. 하지만 그 앞에 나타난 사람은 언뜻봐도 서른은 돼 보이는 아저씨. 봉구는 조로병에 걸려 특수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상우는 빚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봉구를 자신의 집에 데려오고 이때부터 몸은 서른이고 나이는 꼬마인 봉구와 동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생긴 것과 달리 개구쟁이인 이 녀석과의 생활이 만만치만은 않다. 툭하면 소리를 질러대고 밤에는 큰 소리로 TV 보는 식의 행동은 제 나이에도 못 미치는 듯.
이제 상우는 봉구의 얼굴을 보는 것도 짜증이 날 지경에 이른다.
두 형제가 뭉치기 시작한 것은 상우가 봉구의 험악한 외모를 채무자들에게 돈받는데 이용하면서다.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괴팍한 행동 뿐인 봉구는 의외로 악질채무자들에게서 쉽게 돈을 받아내고 상우는 닫혔던 마음을 점점 열기 시작한다.
영화는 유쾌한 유머에 적당한 감동까지 비교적 상업영화의 코드를 무난하게 담아내고 있는 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내달 2일 개막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0개국 244편의 영화가 초청된 가운데 다음달 2일부터 9일간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부산영화제의 트레이드마크인 야외 스크린이 3년만에 재가동되고 해외 감독들이 대거 초청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매년 10월초에 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해 게릴라영화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10월 2일부터 9일간 남포동과 해운대지역 17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한국영화 47편과 아시아영화 98편, 그외지역 99편 등 모두 60개국에서 244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개막작으로는 일본의 쿠로사와 키요시 감독의 ‘도플갱어(Doppelganger)’가, 폐막작으로는 박기형 감독의 ‘아카시아’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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