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볼만한 영화.비디오

■캐리비안의 해적·日 공포물 ‘주온2’ 관객몰이

한 여름을 달구었던 액션 및 공포물의 입김이 추석 연휴를 맞은 극장가에도 계속된다.

멜로 코미디 등이 강세인 국내 영화와는 달리 ‘추석 시즌’을 노린 외화는액션 및 공포로 무장한 모습. 할리우드 액션외화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와 일본 공포물 ‘주온2’, 카레이싱을 다룬 ‘패스트&퓨리어스2’가 추석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캐리비안…’은 시원한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액션과 모험담이 작품의 매력. 해적으로 분한 조니 뎁의 연기도 볼 만하다.영국령 총독의 딸 엘리자베스(카이라 나이틀리 분)는 실신한 채 표류중인소년 윌 터너(올랜도 블룸 분)를 발견하고 그의 목에 걸려 있던 황금 목걸이를 벗겨낸다. 10여년 뒤 엘리자베스는 노링턴 제독(잭 데이븐포트 분)의 청혼을 받다가 실수로 바다에 빠지고 왕년의 해적선장 잭 스패로(조니 뎁분)에 의해 구조된다.

잭은 항해사 바르보사(제프리 러시 분)가 주동한 반란으로 해적선 ‘블랙펄’을 뺏긴 뒤 이곳 저곳을 떠도는 중. 바르보사 일당은 아즈텍의 황금을 훔친 뒤 달빛을 받으면 해골로 변하는 저주를 받은 상태다. 이후 바르보사일당은 저주를 풀기 위해 엘리자베스를 납치하고 그녀를 구하려는 평민 월과 해적선을 되찾으려는 잭, 그녀의 사랑을 차지하려는 노링턴 제독이 ‘블랙 펄’을 뒤쫓는다.

이불 속에서 번뜩이는 귀신의 눈 하나로 소리소문 없이 흥행에 성공했던 일본 영화 주온(呪怨)은 후속 편 ‘주온2’로 극장가에 돌아왔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이 ‘납량특집, 귀신이 나온다는 흉가의 실체’라는 TV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전편의 흉가를 다시 찾는다.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이 흉가는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남편이 자신도 시체로 발견되고 당시 여섯 살이던 아이까지 실종된 뒤 집을 찾은 사람마다 원혼이 된다는 기묘한 소문의 근원지.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촬영이 있던 밤 메이크업 담당이었던 메구미가 실종되고 이후 프로그램에 관계된 사람들이 하나 둘 의문의 죽음을 맞거나 자취를 감춘다. 각 등장인물에 초점을 맞춘 옴니버스식 영화이면서도 헝클어진 그림 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구성이 흥미롭다.

카레이서와 범죄조직의 대결을 그린 ‘패스트&퓨리어스2’는 자동차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자동차가 등장한다. 또한 개조한 자동차들이 벌이는 쉴새 없는 레이싱 장면이 포함돼 자동차 애호가들의 흥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한국영화는 코믹으로 승부수

▲불어라 봄바람

소설가와 다방 여종업원이, 신분격차로 인한 정서적, 문화적 걸림돌을 극복해가는 사랑 이야기다.

소설가 선국(김승우)의 집에 다방 여종업원 화정(김정은)이 세들어온다. 선국은 고지식하면서 쪼잔하다. 구두쇠이고, 남의 아이디어 표절하는 처지에 다방 여자는 천하다고 업신여긴다.

화정(김정은)은 ‘열라’ ‘졸라’를 남발하고 행동도 푼수 같지만 착하고 정이 많다. 게다가 연애소설의 아이디어를 선국에게 제공하기까지 한다.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로 주목받은 장항준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 할 수 있다.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조폭마누라’ 은진이 기억 잃은 중국집 배달부가 되어 꼭 2년 만에 돌아왔다. 줄거리에 관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피튀기며 긋고 싸우던 1편에 비해 2편은 큰 액션을 앞뒤에만 배치해 놓았다. 대신 2편은 기억을 찾으려는 은진의 처절할 정도로 황당한 노력, 은진에게 마음을 품은 남자들의 덜떨어진 모습을 비롯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웃음을 찾으려 한다.

신은경, 박상면이 전편에 이어 ‘어울리지 않는’ 부부로 나오며 홍콩 스타 장쯔이(章子怡)가 특별출연한다.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번째 영화.

▲오 브라더스

이범수·이정재 주연의 ‘오 브라더스’는 휴먼 코미디물. 진한 형제애로 감동을 유쾌한 웃음에 버무려 보여준다. 어려서 가족을 떠나 혼자 살아가던 상우(이정재)와 조로병(早老病)에 걸려 30대의 외모를 갖게된 12살 꼬마 봉구(이범수)가 두 주인공.

상우의 가족은 콩가루 집안이다. 아버지가 바람 피우는 와중에 어머니가 자살했고, 그래서 상우는 아버지와 의절하고 지낸다. 상우는 사람들을 협박해 돈 뜯어낼 요량으로, 불륜 현장을 사진찍고 다닌다. 그 와중에 아버지가 죽으면서, 아버지가 진 빚이 고스란히 상우에게 ‘상속’된다. 상우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봉구를 만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풍부한 에피소드, 주조연급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가 볼 만하다는 평이다.

■입맛대로 골라 보는 ‘재미 두배’추석 안방 사로잡아

올해 추석 연휴는 모두 5일. 오래만에 찾아온 황금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 짜는데 머릿속이 분주하다면 그동안 보고 싶었던 비디오를 감상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도 괜찮을 듯하다. 비디오 체인점 영화마을이 한가위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에서 혼자서 외롭게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영화까지 32편의 비디오를 추천했다.

▲가족영화=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에는 역시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좋다.

마법학교의 초대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로 아이들과 함께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어도 좋을 듯. 우주를 배경으로 다시 태어난 명작동화 ‘보물성’과 꼬마 스파이들의 활약상 ‘스파이 키드2’도 어른이나 어린이나 좋아할 만한 모험담을 담고 있다.

할머니와 외손자의 사랑이야기 ‘집으로’와 정신지체 아버지가 딸의 양육권을 찾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분투 ‘아이 엠 샘’, 철없는 시골 선생의 오지 분교 탈출기 ‘선생 김봉두’는 온 가족을 따뜻한 감동에 빠져 들게 한다.

▲드라마/코미디=한가위라고 해도 연인과 떨어질 수 없다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며 애정을 돈독히 할 수 있다.

상류층 남자와 호텔 메이드의 사랑이야기 ‘러브 인 맨해튼’, 초짜 부부의 신혼여행기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휴 그랜트 주연의 ‘투 윅스 노티스’, 그리스 집안의 사위 되기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할리우드산 러브스토리. 여기에 권상우와 김하늘의 매력이 돋보이는 ‘동갑내기 과외하기’, 조선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 ‘YMCA 야구단’, 사춘기 소년들의 엉뚱한 욕망 ‘몽정기’, 곽재용 감독 감성의 극치 ‘클래식’ 등 국산 코미디 영화까지 선택의 폭은 넓다.

▲액션/스릴러=소파에 누워 명절 음식이나 집어먹으며 편안히 감상할 영화를 찾는다면 액션이나 스릴러 장르의 영화도 괜찮다.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룽(成龍) 주연의 액션영화 ‘상하이 나이츠’, 리롄제(李連杰)의 대륙액션 ‘영웅’은 명절때면 빠질 수 없는 중국풍 액션영화. 지하철액션 ‘튜브’와 잠수부대원들의 사랑과 우정 ‘블루’ 같이 풍부한 볼거리로 가득찬 국산영화도 있다.

올겨울 마지막편 개봉을 남겨두고 전편을 복습한다면 ‘반지의 제왕2:두개의 탑’도 좋을 듯. 공중전화박스라는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액션 ‘폰 부스’와 에드워드 노튼,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스릴러 ‘한니발’도 남들이 대여하기 전에 서둘러야 할 수작.

▲영화 마니아=주변에서는 ‘강추’, 흥행에서는 ‘실패’. 이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영화들이 있다면 연휴기간에 보는 것도 탁월한 선택.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잔잔한 사랑 ‘그녀에게’, 손뼉을 치게 하는 기발한 공포영화 ‘도니다코’와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국산 컬트영화 ‘지구를 지켜라!’, 스파이크 존즈 감독- 찰스 카우프만 작가의 ‘어댑테이션’은 일단 보면 후회하기 어려운 수작. 정교하게 보이는 세 여인의 삶 ‘디 아워스’, 에미넴의 음악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8마일’이나 재출시된 고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놓치면 후회할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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