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이 능사는 아니다, 신중을 기해야

외국으로 이민해서 성공한 사람이 적지는 않다. 언어와 풍속이 다른 외국에서 자립하기까지의 천신만고는 실제로 겪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피눈물 나는 역경의 연속일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한국은 희망이 없다’는 사람들이 조국을 떠나고 또 이민을 꿈 꾼다. 미지의 세계에서 행복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을 만류할 수는 없다. 다만 오늘날 이민은 한국인의 선택이 아니라는 냉혹한 사실이다. 받아 들이는 나라의 선택인 것이다.

최근 홈 쇼핑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캐나다 이민상품만 해도 그렇다. 신청자와 상담 대기자들이 모두 캐나다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민상품은 무형상품으로 그 나라에서 만드는 것이다. 4천명 가까이 신청했지만 캐나다 요구에 맞는 적격자는 10% 미만이라고 한다. 특히 캐나다는 ‘몸만 오는 이민’ 대신 ‘돈을 싸들고 오는 이민’을 주로 반긴다.

이민 자격도 까다롭다. 기술자격증을 요구하는 독립이민과 2억7천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기업투자이민 등을 요구한다. 캐나다로 이민 간 사람들의 유망 직종이 막일을 하는 기능공과 수리공이라는 게 현지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는 이민은 물론 방문까지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민은 철저한 준비와 한국에서보다 더한 노력만이 성공을 보장한다. 일자리를 미리 얻어 놓고 떠나는 이민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재력이 별로 없는데 한국의 교육·직장이 너무 힘들다며 떠나는 이민은 대부분 고난을 겪는다. 돈을 많이 가지고 가면 얼마동안은 편히 살 수 있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다.

국민이 국내 거주가 싫다고 이민을 떠나려고 하는 것에 국가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하지만 겉으로는 화려한 장미꽃만 보이고 막상 들어가보면 온통 가시에 찔리는 게 이민의 길이다. 희망적인 환상일 수도 있다.

최근 현지정착에 실패하여 한국으로 돌아오는 역(逆) 이주자가 증가하는 것은 이민 결정을 신중하게 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2001년 국내로 돌아온 국민은 3천705명, 지난해에는 4천257명으로 14.9%나 증가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 뿌리 내리기에는 한국에서보다 훨씬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철저한 준비와 각오가 없는 ‘한국 탈출’은 무모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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