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212 일대 2만4천600여㎡(7천400여평)는 학교, 아파트가 인접한 지역이다. 지난 1996년 폭 12m의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주변 주민들의 반대로 개발계획이 철회되고 2000년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됐다. 둔촌동 아파트 바로 뒷산이다.
습지기능을 유지해 주는 지하수가 솟아 나오는 서울의 유일한 자연습지인 이 생태계보존지역에 지금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와 서울시 보호야생동물인 오색딱따구리, 꾀꼬리, 흰눈썹황금새, 박새 등 야생조류 30종 394마리가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토종식물수가 지난 2000년 87종에서 104종으로 증가했고 외래종식물은 48종에서 40종으로 감소됐다. 습지에 부들 등 습지식물 군락지가 있고 희귀수종인 오리나무와 물박달나무, 상수리나무도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도심 한 복판에 새소리가 들려오는 환경을 조성한 서울시가 이달말부터 환삼덩굴, 개망초, 고마리 등 유해식물 제거작업과 생활쓰레기 청소, 새집 달기, 겨울철 조류 모이 주기 등 종합적인 생태계 보전지역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단체인 ‘습지를 가꾸는 사람’들과 함께 본격 관리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둔촌동 생태계 보존지역에 일반인들의 출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동식물을 포획 채취하는 행위, 덫이나 올무 등을 설치하거나 농약 등을 뿌리는 행위 등을 금지시켰다는 소식이다.
둔촌동 생태계보전지역이 대부분 사유지여서 서울시가 토지매수를 진행중이라는 사실도 반가운데 올해안에 고덕동 한강고수부지, 청계산 원터골 등 2개 지역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추가 보존한다니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자연환경 보전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준다. 시행초기에는 망설여지지만 결과가 주는 만족감은 형언하기 어려울만큼 크다. 그런데 과천시도 도심을 관통하는 양재천 복개 시설을 철거,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물론 많은 장애와 파장이 예상되지만 과천의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둔천 습지일대처럼 과천 양재천에 물고기가 헤엄치고 온갖 풀들이 자라날 것이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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