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사로 보면 태고 적엔 남녀가 다 치마를 입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자가 바지를 입게된 것은 전투 하기에 편리하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서양의 경우는 예컨대 로마 병사는 바지대신에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점이다. 무릎위까지 올라가는 로마병사의 치마는 미니스커트의 원조라 할 수 있을것 같다.
어떻든 치마는 동서양 할것없이 여성의 하의로 일상화 하였다. 상류층 여성일수록이 치마가 길고 폭이 넓었다. 서양의 중세기에도 그랬고 국내 고분 벽화의 그림 역시 마찬가지다. 치마가 짧아진 것은 19세기말 개화기 들어서다. 통치마도 이 무렵에 나왔다. 저고리도 옷고름 대신 옷감으로 만든 단추를 달았다. 하지만 양반 집안에서는 대개 긴치마에 옷고름 달린 저고리를 여전히 선호했다.
1910년 이화학당(이화여대) 학생들의 치마끝이 무릎 아래까지 올라가 종아리가 나오도록 학교에서 교칙을 바꾸자 학부모들이 딸들을 한동안 등교시키지 않는 스트라이크를 일으킨 적이 있다. 1920년대초 국내 여자배구의 효시인 숙명여고 배구선수들에게 무릎이 나오는 바지 유니폼을 입히자 역시 학부모들이 학교에 쫓아가 운동을 못하게 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금석지감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다.
한데, 이번엔 여학생에게 치마 교복만 입히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정부(여성부)의 결정이 나왔다. 교칙으로 강제하는 것은 전근대적 의식이며, 여학생들의 행동과 태도를 규제한다는 것이다.
여성부 말대로 하면 바지를 입든 치마를 입든 여학생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참 별의별 성차별 논리가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칙은 학교의 자율권이다. 그같은 성차별 논리가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것인 지 심히 의문이다. 또 학생들 마음대로 옷을 입게 하면 교복을 둔 의미가 없어 진다.
살다 보니 이제는 정부 부처에서 여학생들에게 치마를 안입게 만드는 별난 세태속에 산다는 생각을 갖는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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