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

"사람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8도 정도의 더운 물 속에 명치 끝 아랫부분을 담그는 목욕법을 ‘반신욕(半身浴)’이라고 한다. 하반신을 따뜻하게 하고 상반신의 열을 내려 인체의 기온을 조화롭게 한다.

반신욕은 일주일에 2~3회 또는 이틀에 한 번 꼴 정도가 적당하며 한번에 2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욕조에서는 어깨나 팔 부분은 물속에 넣지 말아야 한다. 물 온도는 따뜻한 물 수준에서 차츰 올려 38도에 이르게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물이 너무 뜨거우면 몸에서 방어벽이 생겨 열기가 몸 속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수 있다. 운동을 한 후나 근육통이 있다면 물 온도는 41~43도가 좋다고 한다.

반신욕을 하면 혈관이 열려 온 몸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몸의 독소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효과가 있다. 고혈압 환자나 심장질환 환자도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이들은 전신욕을 하면 몸 전체의 열이 높아져 좋지 않다.

반신욕을 하면 천식의 발작이 완화되고 숨이 막힐 듯한 증세가 줄어드는 대신 기침과 가래가 나온다. 기관지에서 나오는 가래도 몸 안의 독소이므로 계속 내뱉는 것이 좋다.

감기는 냉(冷)으로 생긴 병독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냉을 치유하는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의사들은 감기에는 전신욕이 좋지 않다고 한다. 반신욕은 가벼운 복통의 진정에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로 배를 따뜻하게 해 경련을 일으키는 내장의 근육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방광염이나 만성전립선염에도 반신욕이 좋다.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환부세포 하나 하나가 활기를 띠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신욕은 여성에게 좋다.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냉증 등의 부인병을 치료하는 건강법으로 반신욕이 권장된다. 부인병은 대부분 하반신이 차서 오는 질환이기 때문에 반신욕이 좋은 치료법이 된다.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 조선시대 명의 허준(許浚·?~1615)이 ‘동의보감’에 쓴 건강 지침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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