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대표 신혜수)가 주최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기 수요집회가 3월 17일로 600회를 맞았다.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정대협 수요시위는 햇수로는 12년째, 국내 최장 집회기록을 세웠다. 얼마전 어떤 정신 나간 여자탤런트가 사진을 찍은 ‘위안부 누드’파문이 할머니들에게 또 한번 고통과 상처를 주었지만, ‘위안부 할머니 명예와 인권의 전당’ 건립 운동과 위안부 문제를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정대협 관계자, 위안부 출신 할머니 등 200여명이 수요집회를 벌였다. 200회를 기념해 특별히 풍물패와 노래패 공연까지 준비했으나 행사는 곧 바로 일본 정부, 특히 우리 정부에 대한 성토대회로 변했다.
“일본 정부의 악랄함 만큼이나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이 여전히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 비난했다. 사죄발언과 공연을 위해 방한한 일본 오키나와 평화회 회원도 “일본 정부의 태도도 잘못됐지만 할 말을 못하는 한국 정부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수요집회가 600회나 되도록 이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실로 한심하다. 특히 삼일절·광복절이 닥치거나 ‘위안부 누드’ 처럼 무슨 사건이 터질 때만 관심을 끄는 것도 문제다.
역대 정권들의 정책은 더욱 기이하다. 김영삼 정부는 ‘일본에 배상요구 않겠다’고 하였다. 김대중 정부 때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 처럼 하다가 방일 이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지향한다고 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노무현 정부는 김영삼·김대중 정권보다 더 침묵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니까 정대협이 내년말까지 20억원을 목표로 ‘위안부 할머니 명예와 인권의 전당’ 건립 국민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위안부 할머니들이 먼저 10만~20만원, 100만원을 냈다고 한다. 정대협(02-365-4016, 392-5252)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건물에 있다. 모금운동에 국민적 동참이 있어야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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