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2만불 시대로/hanrim

"세계 전지시장 석권… 기술력 빛났다

독자적인 기술로 세계 유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지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기업인이 있다.

담뱃갑만한 배터리 팩 하나로 2천만불 수출탑까지 거머쥐며 정보기술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림포스텍의 정춘길 사장(59)이 바로 그 주인공.

정 사장은 정보기술 업계의 새로운 표준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오늘도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수한 배터리 팩을 만들어 차세대 전지산업의 리딩메이커로 발돋움하고야 말겠다”는 정 사장의 야심찬 포부에서 성공시대 예감을 느낀다.

■‘관리·시스템·노하우’ 회사 원동력 3박자

화학을 전공하고 국립공원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정 사장에게 어느날 친한 선배가 찾아왔다.

“야 이런것이 다 있더라. 조그만 것이 복잡하고 어렵더라. 그런데 모든 동력의 근간이란다.”

정 사장은 선배가 건네준 배터리가 마냥 신기했다. 이후 ‘최소공간의 최대용량의 배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렸다.

지난 92년 10월 정 사장은 창업을 결심하고 직원 20여명과 서울 변두리에 한림포스텍이란 배터리 팩 연구개발(R&D)기업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이듬해 93년 수원 장안구 파장동의 현 사옥으로 이전한다. 설비를 갖추고 생산라인을 가동시켜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R&D기업에서 제조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끝마친 시기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품개발에 전념했지요. 결국 1년여의 연구끝에 제품개발을 완료했죠.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94년 3월부터는 삼성과 현대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게 됐어요.”

한림포스텍은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2년전부터 자체기술력으로 개발한 무선충전시스템을 3·4분기에 출시, 세계 전지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먹이사슬의 맨 꼭데기에 있는 호랑이나 사자의 이빨은 강하다. 생존하기 위해 이빨이 강해졌기 때문이죠.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강자만이 살아남는 기업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이테크놀로지를 갖추어야 하죠.”

정 사장은 매년 매출액의 8% 가량을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 파워풀한 기술력은 기업의 원동력이요, 곧 경쟁력이란 믿음때문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관리, 시스템, 노하우의 3박자 리듬을 탄다.

연구원을 분야별로 베스트화시켜 인력을 육성한다. 또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철저하게 자기책임제를 고집한다.

그리고 보유한 지식은 항상 자랑하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직원간 지식전파를 위해서다

■“전문성이 경쟁력” 고급인력양성에 주력

“한림포스텍은 이미 창업, 양산, 성숙단계를 넘어 숙성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고급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인력양성과 관리에 주력하고 있어요.”

한림포스텍은 ‘배터리 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우수인력을 배출하기로도 유명하다.

정 사장이 직원들에게 반복하듯이 주문하고 묻는 말이 있다. “너희들 직업이 뭐냐. 직업과 직무를 혼돈하지 말아라. 자기특성에 맞는 직업을 가져라.”

21세기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요구한다. 따라서 기업은 다방면에 능통한 직원을 요구한다.

그러나 정 사장은 반문한다.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도 중요하지만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져야 더욱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분야’, 그것이 정 사장이 말하는 직업이다.

“예를 든다면 경리과 직원은 전반적인 경리지식을 습득하고 있어야 하지요. 그러나 그 경리업무 중에서도 세무조정이나 절세방안 등을 가진 전문인력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 사장은 고객중심 지향과 신뢰를 강조한다. 그래서 신뢰를 허물어뜨리지 않기 위해 직원들과의 약속은 절대 어기지 않는다.

94년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을 무렵, 정 사장은 월급지급과 원자재 구입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결국 그는 직원과의 약속을 선택했다.

“직원들 월급을 모두 주고 나니까 수입통관 절차도 밟기 힘들 정도로 자금압박을 받았죠. 그런데 직원들이 월급을 모두 제 책상위에 올려놓고 나가는 거예요.”

“저를 무조건 믿고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마냥 고맙고 용기도 생기더라구요”

정 사장은 당시의 파노라마를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또한 정 사장은 고객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신속한 납기는 물론 파격적인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한림포스텍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져 있는 이유다.

■차세대 전지산업 리더 꿈꿔

“찬스는 위기에서 오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회는 우연히 온다거나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는 머피의 법칙을 강조하는 정 사장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기업을 이끌었다고 한다.

그는 “기업경영은 종합예술”이라며 “어느 한 부분만 잘한다고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하모니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이론을 펼친다. 그를 통해 한림포스텍이 멀지 않아 ‘차세대 전지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설수 있을 것’이란 강한 믿음을 주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경영학의 거장인 피터 드러커가 ‘리더십은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림포스텍 사무실에서 2시간여에 걸쳐 만나본 정 사장에게서 강한 흡입력과 의지, 패기를 엿볼 수 있었다./이종철기자 jclee@kgib.co.kr

사진/원지영기자 jywon@kgib.co.kr

■인터뷰/정춘길 사장

매출 1,500억 ‘작지만 강한 기업’

“오직(Only) 세계 최고의 전지(Battery)를 만들기 위해 한 길을 걸었기에 찬스가 생겼다.”

한림포스텍의 정춘길 사장(59)은 전지업계를 선도하며 매출액 1천500억원을 올리는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키운 저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 전지에너지 분야의 리딩기업으로 당당히 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정 사장은 “생산성 향상은 이미 평준화됐다. 기술, 연구, 신뢰성이 상호조화를 이루어야 기업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중소기업이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메이저급 기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는 “100년, 200년 장수하는 기업이 되려면 전문성과 파워풀한 기술력, 고객중심의 마케팅이 필수”라면서 특히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의한 제품개발”이 중소기업의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배터리는 21세기를 주도할 3대 핵심전략산업의 하나로 ‘두뇌’인 반도체, ‘눈’인 액정표시장치(LCD)와 함께 ‘심장’에 비유되고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배터리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휴대형 전자정보통신기기 등에 없어서는 안될 에너지 공급원이 배터리”라면서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차세대 전지에너지 기술개발의 발판격인 무접점 휴대폰충전기를 연내 기필코 출시하겠다”면서 세계시장 석권을 위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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