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세종대왕의 명령을 받은 정인지 등은 조선 건국의 정당성과 선대 육조(목·익·도·환·태조·태종)의 덕을 중국고사에 비유해 칭송한 서사시 ‘용비어천가’를 지었다.
세종 27년(1445년) 10권 5책 125장으로 나온 한글 최초의 문헌이 바로 용비어천가다.
최근 시흥시청 공무원들의 소식지 ‘늠내바람’이 발간됐다.
공무원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늠내바람 창간호(계간지)는 35쪽 분량으로 1천500권이 제작, 시 소속 공무원과 전국 자치단체, 사회단체 등에 보내졌다.
그런데 ‘꽃을 든 남자와 나비를 닮은 여자’란 제목의 장문의 한꼭지 인터뷰 기사가 유독 눈에 띈다.
시장 부부의 가정 생활을 밀착 취재하고 쓴 3쪽짜리 탐방 글이다. 시장의 고향에서 학력, 결혼, 공직생활, 포상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적고 있다.
부시장을 지낸 뒤 2년여만에 민선시장으로 복귀한 것을 영화 ‘터미네이터’ 끝장면 대사 ‘나느 반드시 되돌아 온다(I will be back)’와 비유했고 취미나 부인의 봉사활동까지 소개하고 있다.
‘시흥의 짱’,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작은 거인’ 등으로 표현하거나 소제목을 뽑고 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무려 5장이나 실는 파격에 가까운 편집까지 단행했다.
이 기사를 읽은 다른 자치단체,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매우 궁금하다.
늠내바람의 편집행태나 관련 글을 탓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다만 객관성이 결여된 글은 많은 오해와 논란을 불러 올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기록성이 있는 인쇄물인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쓸데 없는 걱정이 되길 바란다.
/이 동 희 (제2사회부 시흥)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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