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원들이 노트북을 바꿔 달라며 아우성이다. 시는 그들의 요구가 합당한지 여부를 떠나 내년 상반기중 30개 모두를 새것으로 교체해줄 예정이다.
예산 확보 열쇠는 시의원들이 쥐고 있는만큼, 4년 전 이맘때 5천200만원을 들여 산 노트북은 이제 용도가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다.
사용하기에 불편하거나 너무 낡아서 등, 일부 초선 의원들은 선배로부터 물려 받은 대물림이 양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교체 이유에 대한 언급은 삼가겠다. 문제는 시의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노트북이 제대로 쓰여 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일부 젊은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노트북을 제대로 쓸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멀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들 말이 이럴진대 나머지 의원들의 노트북 사용률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집안에 처박아 놓거나 자녀들의 전용품으로 물려 준지 오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낡은 건 차치하고 의정활동에 활용하는 의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다.
정작 노트북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개선하는 게 우선이지 모델 운운하며 새 것을 찾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
이번에 또 7천만원을 써가며 잘 쓰지도 않는 노트북을 구입한다면 주민들의 지탄을 자초할 소지가 있다.
특히 주민들이 낸 세금이 새거나 낭비되는 잘못된 시정을 바로 잡아야 할 의원들이 주민들의 ‘피와 기름’인 세금을 버리는데 앞장 서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의원을 선별해 지급할 수 없다”는 의회 관계자의 자세도 고쳐야 한다.
“필요한 의원만 신청하거나 최소한 이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써야 한다”는 한 시민단체 충고를 새겨 들어야 한다.
/jt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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