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북의 노림수 실험장이 됐다. 지난달 4일 군사회담이 있었다. 군사회담 합의 이후에도 NLL을 6차례나 침범했다. 이 중 전투함에 속하는 경비정 침범이 3차례나 된다. 우리측의 43회 호출에 북은 20회만 응답했다. 이른바 NLL 보고 누락으로 청와대가 문제를 삼은 사건 당시의 교신도 다분히 형식적이었다. 남쪽 해군의 긴급호출에 줄곧 응신하지 않다가 막판에 가서 일방적 통신형식으로 답신의 시늉만 냈다. 중국어선을 빗대기도 했다.
북측은 잇달아 26일에도 NLL을 침범했다. 해군 함정은 오전 8시20분·8시25분·8시28분 3차에 걸쳐 통신을 시도했으나 북측 선박은 응답하지 않았다. ‘서해상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 선전수단 제거’의 합의가 있었다. 이에따라 호출부호를 남은 ‘한라산’ 북은 ‘백두산’으로 하는 교신까지 하기로 했다.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이다. 이같은 합의가 한달도 못가 깨졌다. 지키지 않을 합의는 백날 해봐야 그턱이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상대를 믿고 또 약속을 할 것인지 앞으로가 걱정이다.
남쪽에서는 자중지란만 일어났다. 관련 장성의 전역설과 함께 국방부장관 경질설까지 나돈다. 군대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문책하는 건 마땅하다. 문제는 NLL 침범에 대한 방어 과정이 그토록 잘못됐다고 보는 청와대 관점에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사실이다. 더욱 알수 없는 것은 청와대나 여당에서 북의 의도적 NLL 침범을 계속 묵과하고 있는 점이다. 북의 월선은 NLL무력화 시도다.
“도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대로 가다가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국가사회가 온통 비정상이다. 이도 진보적 개혁이라면 도대체 그 개혁이란 것의 종착지는 어디인지 이정표가 궁금하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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