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 숲’ 개방하지 말아야 한다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일대의 ‘광릉(光陵) 숲’은 2천240㏊에 달한다. 조선조 제7대 왕 세조의 능을 둘러싸고 있어 광릉 숲이라고 명명했다. 이 광릉 숲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주말에 전면 개방해야 된다는 일부 시민들의 요구가 있으나 개방해서는 안 된다.

광릉 숲 중 광릉 남쪽의 소리봉과 북쪽의 죽엽산을 중심으로 분포된 1천㏊의 천연림은 세조 사후 600년간 온전히 보전된 한국 최고의 극상림이다. 광릉 숲의 평균 임목축적은 ㏊당 253㎥로 우리나라 전체 산림 평균축적의 4배에 달한다. 숲의 나라 독일의 ㏊당 268㎥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이다.

광릉 숲은 일제시대에는 시험림으로 삼아 훼손하지 않았으며, 특히 6·25 전쟁의 혼란기에도 있는 그대로 잘 보전돼 왔다. 지금 광릉 숲에는 광릉골무꽃·광릉물푸레 등 특산식물 14종을 포함한 796종의 자생식물이 자라고 있다. 또 크낙새·장수하늘소 등 20종의 천연기념물, 수류 29종, 조류 157종, 곤충 2천349종이 서식하여 그야말로 생물자원의 보고다. 전세계의 모든 식물학자들이 감탄하며 부러워하는 숲이다. 광릉 숲은 수백년 동안 나라의 관심과 국민의 노력으로 일궈낸 보배로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참으로 귀중한 민족적 자산이다.

그러나 1983년 광릉 숲 일부에 ‘광릉수목원’을 조성, 1987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면서 주변지역의 무분별한 개발과 과다한 차량통행으로 광릉 숲의 생물들이 생존 위협을 받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광릉 숲은 서울과 수도권의 많은 도시에 인접해 있어 지속적인 개발 압력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앞으로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자연파괴 요인들을 간과하고 단지 휴일을 즐기기 위해 주말 전면개방을 실시한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과 같은 광릉 숲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광릉 숲을 찾아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하고 숲을 즐기기에 앞서 광릉 숲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보호 필요성을 깊이 있게 생각해야 된다.

숲은 멀리서 바라봐도 싱그럽고 아름답다. 광릉 숲의 자연 생태계를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넘겨주어야 할 책임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당국은 광릉 숲 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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