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청 주변이 20여일째 내란 현장 같다. 시가 지난달말 태평로 중앙로 일대 노점상들을 단속하자 항의성 집단 시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청사 정문은 2~3중 바리케이드가 둘러 쳐지고 경찰은 물론 공무원들도 청사 방호를 위해 연일 비상 근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주요 도로 주변 보행환경이 개선되고 노점이 사라진 지역 상인들의 매출이 늘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때문인지 전국 노점상연합회가 수차례 집회가 열렸으나 시민단체들로부터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소강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노점상은 우리의 고마운 이웃이었다. 적은 돈으로 한끼 식사는 물론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도 있었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 없이도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었던 서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었다.
그러나 길거리마다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음식문화와 소비패턴 등이 다양해지자 거리로 나서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목 좋은 곳에 좌판을 펼치므로 거액의 권리금·보증금·임대료를 내는 건물 입주 상인들보다 매출이 높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금은 단 한푼도 내지 않는다.
장사가 잘되는 자리는 웃돈이 얹어져 매매되고 발 빠른 이들은 새로 형성되는 상권에 먼저 자리를 확보한 뒤 다른 이들에게 판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일산과 의정부 일대 제법 규모가 있는 노점상들은 직원까지 두고 고급 승용차를 굴리는 경우도 있다.
말 못할 사정으로 노점상에 나선 경우도 있겠지만 일부 딱한 사정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기에는 노점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역기능이 너무 크다.
/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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