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명인 이생강(67·중요무형문화재 제45회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선생이 크로스오버 음반 ‘이생강 추억의 소리’(신나라)를 내놨다.
해금, 가야금 등 크로스오버 음악도 많이 연주하는 국악기들에 비하면 대금은 좀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선생은 1950년대부터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원조’격이다.
이미 70년대 초에 길옥윤 선생과 국악과 재즈를 접목한 음반을 선보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우리 것만으론 대중에게 어필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크로스오버’란 것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2001년 초 소량 발매됐던 음반 ‘추억’의 수록곡 일부와 새 편곡작품 8곡을 더해 재편집해 만든 것이다.
창작곡인 ‘추억의 소리’를 비롯해 ‘황성옛터’ ‘타향살이’ ‘눈물젖은 두만강’ ‘봉선화’ ‘칠갑산’ ‘오빠생각’ 등 우리 전통가요,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외국곡까지 13곡이 실려있다.
곡의 성격과 느낌에 따라 악기도 달라진다.
대금뿐 아니라 소금, 단소, 퉁소, 피리, 태평소 등 7가지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명인인 이 선생은 곡의 분위기에 맞춰 악기를 바꿔 녹음하고, 특히 재즈처럼 즉흥성이 있는 서양곡엔 피리를 택해연주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악기는 5음계에 맞춰져 있어 서양음계 연주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렇다고 개량악기를 써 버리면 원래의 구수한 맛이 나질 않습니다. 악기는 본래의 악기를 쓰면서 테크닉으로 음계의 문제를 극복했지요.” 지금까지 내놓은 음반만 해도 400여 종에 달하는 이 선생은 내년 4월쯤엔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주인생 60년을 기념하는 공연도 연다고 한다.
그 외의 공연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어디서든 불러만 주면 공연은 한다”라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대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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