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떻게 해야 북측의 비위를 맞추는 것일까, 변덕도 심하고 탈도 많고 탓도 많은 게 평양 정권이다. 이유도 많고 억지도 많다. 정말 피곤한 상대다. 그러니 믿을 수 없어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다. 그래도 남쪽에서 만은 버려선 안 된다는 게 이 정권이 갖는 기본적 대북관이다. 나쁜 건 아니다. 동포이므로 그래야 하는 게 맞긴 맞다.
북측 인민의 인권이 엉망인 것을 알면서도 거론하면 내정 간섭이 된다는 구실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국군 포로나 납북자 송환 문제도 외면하고 있다. 6·25동란을 일으킨 것도 문제삼지 않고 있다. 탈북자들을 데려오는 것도 눈치를 살펴가며 한다. 그저 퍼주기만 한다. 저들의 비위를 건들지 않기 위해서다. 듣기 싫은 소리는 쉬쉬해가며 듣기 좋은 소리만 한다.
김동식 목사가 납북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는 데도 정부는 거의 침묵만 지킨다.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달라는 가족들의 애탄 호소마저 못들은 체 한다. 김 목사는 중국서 탈북자들을 돕다가 북측 공작원에 의해 지난 2000년 1월16일 낮 12시30분경 옌지(延吉)시내에서 피랍됐다.
일본은 북측이 돌려준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로 밝혀져 온 나라 안이 분노로 가득차 시끌벅적 했다. 우리는 일본 같은 처지가 아니어서 대북 제재를 한다고는 못할 지라도 좀 물을 것은 묻고 따질 것은 따져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마치 어린아이나 망나니 달래듯 마냥 ‘오냐 오냐’하는 건 남북관계를 오히려 변질시킬 수 있다. 진정한 화해협력의 길을 저해한다.
당국은 김 목사 납북 관련자의 한 사람인 북측 공작원 1명을 국내에서 체포한 바가 있으나 이 역시 쉬쉬했다. 놀라운 것은 또 있다. 북의 공작원이 마음만 먹으면 국내를 수시로 드나들 수 있고 한중간 국제전화로 중국에 있는 자기네들 공작원과 접촉이 가능하다고 한다. 제대로 된 생각으로는 도시 믿기지 않는 소리다.
나라 모양새가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됐는 지 걱정이다. 앞으로는 또 뭐가 어떻게 될 건지 또 알 수 없다. 이 정권이 작심한 남북관계의 궁극적 실체가 무엇인 지 의아스럽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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