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처음 문을 연 경기도 안산영어캠프가 전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타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현재 서울, 부산, 전남, 인천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들은 각각 독자적인 ‘영어마을’ 조성을 추진중이며 (재)경기도영어문화원은 이들 자치단체의 문의를 수시로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지자체들의 영어마을 조성 붐에 대해 걱정어린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무분별한 영어마을 조성은 한글 소외·경시 풍조의 심화, ‘영어만능주의’의 확산 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영어마을에서의 짧은 경험이 영어 실력 향상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이런 비판들은 서로 모순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일부의 우려처럼 짧은 시간동안 영어실력 향상 효과가 불확실할 정도인데 고작 몇주간의 교육으로 한글 경시 분위기나 영어 만능주의 사고방식이 생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의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영어마을 안산캠프의 경제적 효과만 2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는 2006년과 2008년 파주, 양평 캠프까지 개원될 경우, 연간 외화절감 효과는 1천6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도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해외연수를 영어마을에서 대체할 경우를 가정한 결과로 미국의 평균 연수비를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또 이달초 안산영어캠프에서 개원한 4주 동계 프로그램의 폭발적 인기로 경쟁률만 36.8대 1에 달했다는 점에서 도내 학부모들은 국내 영어마을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도 상당하다고 보여진다. 국내와 해외의 연수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작 4주간의 해외 연수가 과연 얼마만큼의 교육적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90년대부터 식을줄 모르는 해외 어학연수 열풍으로 인해 수조원의 달러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지금, 교육적 효과에 별 차이가 없다면 경제적 효과에도 무게중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 동 식 기자 dosi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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