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의원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의장 및 상임중앙위원 경선에 출마하지 않고 한명숙 의원을 의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미경 의원은 작년 1월 전당대회에서 자력으로 5위로 당선된 바 있으며 1년여간 상임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당내 여성의원 중 최다선인 3선으로 문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비중있는 인물이어서 당의장 재출마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한명숙 의원을 지원하겠다는 이 의원의 선언에는 ‘큰 힘’이 실려 있다.

한명숙 의원은 환경부·여성부 장관을 역임했다. 17대 총선에서 안전한 전국구를 마다하고 경기 고양의 ‘강남’으로 통하는 일산갑에서 한나라당 중진 홍사덕 전 의원과 맞섰다. 그리고 이겼다. 한 의원은 때만 되면 (이름이)거명됐다. 정동영 전 의장이 입각한 작년 5월과 신기남 전 의장이 중도하차한 8월 그리고 작년 말에도 여당 수장으로 거명됐다. 이해찬 총리 입각 때는 마지막 유력 후보로 오르내렸고 지난 1월에는 교육부총리를 고사했다. 한 의원은 여성운동 1세대다. 민주화투쟁으로 옥살이도 했다. 그러나 이미지가 부드럽다. 오랜 민주화투쟁 경력에도 모나지 않고 두루두루 친한 탈계파 관리형 이미지가 호감을 준다.

현재 열린우리당 여성의원들 가운데 김희선 조배숙 의원이 의장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이고, 박영선 의원은 주변의 출마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경 의원이 “오는 21일 당소속 여성의원 18명이 참여하고 있는 ‘여성정치네트워크’ 전체회의를 열어 후보단일화 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숙 의원측도 내주 중 출마선언 등 최종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문희상, 염동연, 김혁규, 유시민, 김두관씨 등 남성들이다. 초반 판세는 문희상 의원이 선두라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한명숙 의원은 ‘노란 샤스의 사나이’를 부른 왕년의 인기가수 한명숙씨와 이름이 같아서인 지 대중적이기도 하다. 한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이 된다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등 한국정치사 최초로 여야 3당 모두에서 여성·당의장(대표)시대가 열린다. 한명숙 의원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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