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시의원 역할 명심해야

최근 남양주에선 시의원의 불합리한 처신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관급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를 그린벨트인 자신의 집 조경에 사용해 물의를 빚은데 이어 두번째다. 문제의 사안은 시의원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집행부에 압력을 행사, 자신이 쓴 시를 비석에 새겨 공공장소에 설치하게 했다. 물론 외형상으로는 시의원이며 남양주 시인협회 회장으로 주민들의 정서적인 면을 감안, 공공장소에 시 문구를 새겨 넣는 과정에서 자신의 시가 선정된만큼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건립된 것을 마치 자신의 업적인양 공적비가 세워진데다 시의원 지위를 이용, 압력을 행사해 검증되지도 않은 자신의 시를 비석에 새겨 공공장소에 설치하게 한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의원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시의회 또는 시의원 역할은 시정에 대한 견제와 대안 제시다. 시의원은 기본적인 역할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 결코 하지 말아야 할 일 등을 가려 가면서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데 대한 이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기본적인 역할을 망각한 채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서슴지 않는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역 대표로 뽑아준 주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자긍심을 갖고 충실하게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는 다른 의원들까지 욕먹이는 건 아닌지 반성도 요구된다. 시의원은 주민들에게 군림하라고 뽑아준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최 원 류 기자 wr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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