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이석우 부지사가 ‘뽑은 칼’

지난 2000년 2월 경기도 제2청이 출범했으니, 벌써 다섯돌이 지났다. 당시 19과·57담당이었던 직제가 지금은 19과·64담당으로 확대됐고 정원도 290여 명에서 360여 명으로 늘었다. 조직은 어느 정도 성장한 셈이다.

그렇다고 이런 외연의 확장이 제2청의 위상 정립을 동반했다고는 볼 수 없다. 하나의 경기도, 그렇기에 제2청이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간부급 공무원들에겐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잠시 거치는 정거장이 되고 있다.

지난주에도 이같은 일은 되풀이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정확한 예측일 것이다. 자리는 늘었지만 걸핏하면 승진을 위해 떠난 공무원들로 인해 비어 있기가 허다하다.

제2청 개청 당시 북부 일선 시·군에선 제2청의 비효율성이 오르 내렸다. 사실, 이런 지적은 지금도 가시지 않았다. 제2청과 본청 양쪽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일도 많다. 결국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제2청 포부는 모양새만 내는데 그쳤을 뿐이다.

어느 쪽이 먼저 이런 평가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단언할 순 없으나 환경적 요인일 수도 있고, 이를 그대로 받아 들이고 안주하려고 하는 공무원들에게 귀인될 수도 있다.

제6대 이석우 부지사가 부임한지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다. 부임 직후 업무보고에 만족하지 않은듯 그는 지난주 고강도 현안 보고를 받았다. 제2청이 이래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엿보인다.

제2청 곳곳에선 조직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과 괜스레 성과 없이 공무원들만 괴롭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되섞인다.

부지사의 초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받을 것이다. 뽑은 칼을 어떻게 휘두르냐는 부지사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배 성 윤 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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