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인천과 부천 등지 일부 학교가 3~4일씩 연휴로 운영중인 ‘효도방학’(효경 체험방학)이 사실상 ‘불효방학’이란 잡음이 매년 들리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교장 재량으로 실시하는 효도방학이 학부모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데다 학부모들의 휴일여부 의사와 관계없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업하기 좋은 계절인 봄에 효도방학이 집중되고 수업일수를 맞추다 보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늦어져 학습효율도 떨어지는 형국이다. 효도방학으로 학부모들의 애만 끓게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효도는 분명 학부모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하는데 이름만 ‘효도방학’이지, 궁극적으로는 학부모들을 좌불안석에 빠지게 하는만큼 개선돼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실제로 부천시 원미구 중동 부천중앙초등학교와 인천시 서구 마전동 마전초등학교의 경우 5일 어린이날부터 시작해 8일까지 사실상 4일동안 효도방학을 계획중이나 일부이긴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장기간 경기 침체로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들만 집에 두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맞벌이 부부인 김모씨(38·부천시 원미구 도당동)는 “평일인 금요일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휴가를 내야 할 지경”이라며 “사실상 불효방학으로 전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모씨(40·부천시 원미구 중동)는 “매년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학교가 학생들을 담당하는 보육에 대해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천교육청 관계자는 “해마다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절차를 정확하게 거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정 재 현 기자 sk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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