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실내빙상장이 날소리보다 날선 목소리로 시끄럽다.
개인레슨 불허방침을 놓고 촉발된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공단)과 빙상인들간 의견 대립은 좀처럼 좁혀질 줄 모른다. 양측 견해는 끊어질만큼 팽팽하다. 이대로 가다 간 감정싸움을 넘어 예기치 못한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
빙상인들은 연일 공단의 일방적 운영방식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이들에겐 인터넷이란 통로가 있어 천만다행으로 여겨진다. 이마저도 없었으면 어디선가들 끙끙 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의정부를 빙상의 메카로 키워온 주인공들이다. 빙상이 삶이자 목표였다. 그만큼 빙상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빙상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 오리라고 확신하는 공단의 운영방식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공단은 무사 태평이다. 심하게 얘기하자면 ‘떠들라’는 식이다. 공단 방식이 옳다는 생각뿐이다.
의견 수렴이나 조율 과정 등도 거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정이 무조건 맞다고 여긴다. 공단 이사장 태도는 수십년동안 고생해온 빙상인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기관장은 조직을 대표한다. 그만큼 권위도 뒤따른다. 하지만 권위를 지나치게 앞세우다 기관장 본인을 떠나 조직에게 큰 해를 끼치게 된다.
작금의 백모 이사장을 보면 기관장 본연의 역할보다는 권위에만 집착하는 게 아닌가 싶다.
빙상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었던 입장에서 운 좋게(?) 빙상장 운영을 맡게 되면 으레 빙상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게 당연지사다. 왜 공단이 하는 일에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려고 하느냐고 얼굴을 찌푸릴 때가 아니다. 가만히 앉아 빙상인들이 무릎꿇고 아쉬운 부탁을 해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은 기관장이 아니다.
빙상장은 빙상인들의 각고의 노력에 의해 건립됐다.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흐르는가를 직시해야 한다. 옳은지 그른지 결정하는 건 시간을 둬야 한다. 널찍하고 편한 방에서 덥석 결정할 성질이 결코 아니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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