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署風’ 이대로 좋은가

의정부경찰서의 개서(開署)는 지난 45년 국립경찰 창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있다. 직원들은 내공을 뽐낸다. 지난 2003년말 양주경찰서 신설 때도 신설 서(署)와 대비되는 그 무엇이 있다고 강조했다. 60년동안의 치안활동으로 상당한 노하우가 배어 있다며 자랑한다.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고 직원들은 저마다 한소리를 내뱉는다.

과연 그런가(?). 지난달 살인사건 신고당시 서장의 골프 라운딩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팩트는 제껴두자. 취재에 들어가자 치안을 돌보고 사건을 해결해야 할 자원들이 동원됐다.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지연(地緣)과 학연(學緣)으로 안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정작 당사자인 서장은 가만히 앉아서 지켜봤다. 의정부서의 지난 수십년 역사에는 언론을 이런 방식으로 컨트롤하면 된다는 해법이 있었을까.

형사과장의 답변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서장 보고과정이 있었는지 물었다. 언론이 알바 아니라는 태도였다. 과장은 더 나아가 왜 묻는지 모르겠다며 화를 냈다. 이같은 질문이라면 다시는 전화받지 않겠다고 톤을 높였다.

서장이 사건접수 당일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취재기자 입장에서 당연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고를 받았는데도 나오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아예 보고하지 않은 것인지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줘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보도이후 모 계장이 반농(半弄)으로 과거같았으면 즉각 기자들의 켕기는 점들을 알아보라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졌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들었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망발인가! 의정부서의 서풍(署風)이 의심스럽고 그렇게 얘기한 계장도 납득하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감독권을 갖고있는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이 제구실을 못한다며 무시하기 일쑤다.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이번 일을 기회로 서풍이 재정립되길 시민의 이름으로 주문한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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