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낭만의 술’로 알려진 ‘와인(wine)’의 어원은 라틴어로 비넘(vinum), 즉 ‘포도로 만든 술의 뜻’에서 유래됐다. 뱅(프랑스 vin), 비노(이탈리아 vino), 바인(독일 wein)으로 불리는 세계 공통의 대표적인 발효주다.
와인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이집트 벽화를 통해 기원전 4000년 경부터 와인을 마셨으리라 추측할 뿐이다.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기술을 통해 와인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은 이집트인들이었다. 이집트인들을 통해 로마인들에게 전파되었고, 로마인들에 의해 프랑스 골지방(지금의 보르도)을 중심으로 와인이 보급됐다.
보급 초기 로마 군인들은 현지의 물이 맞지 않아 배탈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와인을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인 지 오늘날까지도 유럽에서는 물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음료로 인정받는다.
‘좋은 와인 한잔은 의사의 수입을 줄게 한다’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 와인은 우리나라 막걸리나 독일의 맥주처럼 지역적 특산물로 만들어진 하나의 발효주이지만 ‘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와인에 대해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살아 숨쉬는 천혜의 음료이기 때문이다.
다른 ‘술’과 달리 제조과정에 일체의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는, 심지어는 물조차 첨가하지 않은 말 그대로 100% 천연 과일음료다.
와인에는 무기질·인·철분·칼슘·칼륨 등 각종 미네랄과 당분, 유기산, 비타민이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와인은 알칼리성 주류이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장복을 하면 산성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소화 흡수를 돕고 이뇨작용, 진정작용, 항 산화 작용의 효과가 있다. 또 심장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와인은 분명 술이다. 그러나 부어라 마셔라 취하는 여느 술과는 다르다. 지나침이 없고 흥분 지수 역시 낮고 부드럽다. 그래서 와인은 경제력을 떠나 ‘여유’와 ‘풍요’ ‘낭만’의 코드로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전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연간 350억 병의 와인을 생산한다. 우리나라는 1974년을 시작으로 와인 생산국이 되어 현재 한국산 와인을 생산해 내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와인은 사람의 근심을 쓸어내는 최고의 빗자루’라고 한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 날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와인향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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