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최고/용인 신리초등학교

학교전체가 생태학습장…푸른 꿈 무럭무럭

용인시 수지읍 신봉동 신리초교(교장 서민자). 깔끔하게 정돈된 교정에서 제일 먼저 손님을 반기는 것은 갖가지 식물들로 채워진 교재원이다. 울타리를 타고 한여름을 보낸 각종 식물들이 예쁜 단풍잎을 뽐내고 일부 식물들은 무성했던 잎을 떨어뜨리며 겨울채비에 들어가 있다. 지난해 3월 덩그러이 교실만 세워놓고 교문도 없는 흙투성이 운동장으로 개교, 각종 언론으로 부터 질타를 받았던 신리초교는 2년도 안돼 자연에 어우러진 아름다운 학교로 자리잡고 있었다.

◇신리배움터 광교산

신리초교는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광교산을 통한 생태관찰 프로그램을 특색교육사업으로 사계절 운영하고 있다. 푸르름과 풍성한 열매 등 자연의 변화를 통해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기 위해 마련된 생태관찰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자연환경 속에서 생물이 태어나 성장하고 열매 맺는 과정을 생생하게 관찰하고 느끼도록 하는 과정이다.

감수성 증진활동, 만들기 활동, 생활체험활동, 학습활동, 실천활동 5개영역으로 나눈 생태관철 프로그램은 반별 모듬별로 과제를 선정한 뒤 생태보고서를 학생들 스스로 작성, 교과속의 생물은 물론 자연의 이치를 이해토록 하고 있다.

또 DVD영상으로 광교산 생태의 변화를 제작해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는 등 자연을 통한 교육이 단순한 관찰을 넘어 생활 속에 체화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신리의 자랑 식물교재원

신리초교는 빈공간이 없다. 작은 공간에도 어김없이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학교 울타리를 따라 오이, 호박, 수박, 참외, 사과나무를 비롯 온갖 과일과 채소, 꽃들이 자라고 교재원에는 저마다 이름표를 달고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빈공간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리초교에는 3천300본이 넘는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학교 자체가 생태학습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교사들은 수업시간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알아내는 자연탐구대회를 통해 식물과 가까워지고 있다. 더욱이 학교측은 겨울철 아이들을 위해 학교측 울타리에 밀을 심어놓고 푸른 싹을 기다리는 등 사계절 푸른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의 꿈 포토폴리오

신리초는 ‘나의 꿈 쑥쑥’이라는 일종의 꿈 포토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꿈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추진되는 꿈앨범은 아이들이 앞으로 되고 싶은 직업이나 어른의 모습을 스스로 적고, 관련 자료외 이유를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학년별로 축적되는 이 포토폴리오는 학년이 올라가면 그대로 인계되고 있으며 아이들의 꿈이 조금씩 변할 수는 있어도 신리초교에 다닐 때는 언제나 자신의 꿈을 향해 희망 가득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 학교 최한호 교감은 “꿈이 있는 아이들의 학교 생활은 즐거울 수 밖에 없다”며 “초교시절 아름다운 꿈이 성장후에도 자신있게 삶을 살아가는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을 통한 글짓기 지도

신리초교 또하나의 자랑은 반별로 진행되고 있는 홈페이지를 활용한 글짓기지도이다. 평소 학생들은 자신이 읽은 책의 독후감이나 동시, 어린이 소설 등을 탑재하면 담당교사가 글의 구성이나 문장까지 상세하게 첨삭지도를 해주는 것으로 반별로 수십건에서 수백건이 올라와 있다.

또 학생들이 단순히 게임에 심취하지 않도록 웹상에서의 정보검색 능력을 높여주기 위한 정보검색 및 타자왕 선발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달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학교소식지 ‘신리교육’을 통해 인터넷 중독 체크리스트 등으로 가정과 연계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함께 만들어가는 한마당 축제

기본적으로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펼치는 신리초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도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학부모 요가교실은 물론 서예교실 등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수준급 실력으로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거나 시연활동을 펼치며, 한 번 입소 하면 나가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바른 생활 으끔시상제, 도·농학생 교류수업, 1인1악기, 학년별 필독도서를 통한 독서장제, 학부모 교육 등 다양한 특색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인터뷰/서민자 신리초 교장

“신나게 놀고 즐겁게 배우는 친구같은 학교 만들어야죠”

-공사중 개교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운동장과 교문도 없는 흙투성이 상태에서 개교, 언론을 통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습니다.

부임한 이래 공사의 진척 사항이나 내용을 B4 용지에 꼼꼼하게 기록하며 하루하루가 불안했지만 교육청과 교사들이 함께 하나하나 점검하고 만들면서 이제는 어느 학교보다 아름답게 자리 잡았습니다.

-학교가 온통 식물로 뒤덮여 있다.

▲공사를 독촉하고 감독하면서도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간배치에 고심 했습니다.

교재원도 당시에 구상한 것으로 공간마다 꽃나무는 물론 과일까지 다양하게 심었고 학생들이 사시사철 계절별 특색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교실·복도에 수준 높은 작품이 이색적이다.

▲개인별 작품은 교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복도에도 학생들이 협동으로 만든 작품을 많이 전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과 지켜보는 것에서 친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연체험활동이 많다.

▲광교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아파트촌의 메마른 정서를 자연을 통해 순화하고 함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입니다. 사계절 변화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바른 심성을 만들어가기 위한 것으로 좋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학교에 ‘꿈’과 관련된 내용이 많습니다.

▲꿈이 있는 아이들은 자신감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가 즐겁고 머물고 싶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꿈은 무궁무진하고 그것을 조금씩 구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교육입니다.

-학교가 제자리를 잡게 된 힘은 어디에 있습니까.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교사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따뜻하게 생각해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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