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작금 실시여부를 놓고 쟁점이 되고 있는 교원평가 제도는 여러 외국에서 이미 시작했다.
미국, 일본은 교원평가 결과, 개선 등급(3등급)을 받을 경우 1년간 재교육을 받는다. 이후 모범(1등급)이나 숙련(2등급)등급을 받지 못하면 교단을 떠나야 한다. 이보다 아래인 자질부족 등급(4등급)을 받을 경우엔 아예 사직권고를 받는다. 전문지식·학생 지도 능력·학급 경영 능력 등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교사는 최장 2년 간 연수를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지도력 부족 교사로 판정된다면 역시 떠나야 한다.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보면 가혹해 보이지만 이 제도는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와 일본 도쿄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원 평가 방식이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선 재교육 받는 교사 중 불과 65%만 임용된다고 한다. 1~2등급을 받기 전까진 임금도 동결될 정도로 엄격하다. 신참 교사는 아예 3년간 ‘견습’신분이어서 매년 평가를 받고 1년 단위로 계약한다.
미국의 다른 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엄격한 평가에서 자질 부족으로 판정된 교사에게는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교직을 떠나도록 한다. 공교육 붕괴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이 마련한 해법도 유사하다. 2000년 도쿄를 시작으로 교원평가제 채택 지역이 늘고 있는데 2003년에만 149명이 교사직을 그만 뒀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 평가를 하는 곳도 있다. 영국의 교육기준청(OFSTED)이 9월, 86개 학교를 평가, 7개교에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 중 6개교엔 개선 경고가 나갔고 1개교는 특별조치 대상으로 분류했다.
예전엔 조사하겠다는 사실을 10주 전에 알렸는데 지금은 이틀 전에 알린다. 그래야 학교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선이 어려운 학교는 아예 전 교직원을 바꾸는 일도 있다. 우리나라의 학교 환경과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도 우여곡절 끝에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학교 신청을 한 전국 116개학교 중 48개 초·중·고등학교를 최종 선정하고 18일부터 교원평가제 시범실시에 들어갔다. 전교조의 연가투쟁이 우려되지만 그러나 교원평가는 궁극적으로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전교조가 시·도 교육청과 시범실시 선정학교 앞에서 매일 시위를 벌이겠다니 그것도 걱정스럽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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