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대한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행감)가 끝났다. 경기도 제2청도 개청 초기와는 사뭇 다르게 도의회의 방문감사가 이뤄졌다. 원거리를 무릅 쓴 의원들의 배려였다. 그만큼 공무원들에겐 부담이었다.
매년 진행되는 행감이 제2청과 도의회에는 1년 농사의 평가이자 수확이다. 하지만 이같은 교과서식 정답을 현실에선 찾기 힘들었다.
주도적 주체인 의원들은 집행부에게 번번이 실소(失笑)의 대상이 됐다. 자료 부족을 놓고 감사를 하니, 안하느니 의원간에 치졸한 싸움을 벌였다. 서로에게 육두문자도 서슴지 않았다. 오전 감사는 30분을 채우지도 못했는데도 자랑스럽게(?) 식사자리로 이동했다. 대부분의 위원회가 1년에 단 하루뿐인 감사지만 4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감사의 질도 문제다. 행감을 위한 노력이 엿보이지 않았다. 무차별적인 감사자료 요구는 의원의 함량을 여과없이 드러 냈다. 비소관 부서에 대한 자료 요구는 감사의 충실을 저감시켰다. 내용보다는 양을 따지는 의원들도 드물지 않았다. 심도있는 정책 감사로 집행부를 긴장시키는 모습은 없었다. 상당수 의원이 준비 없이 감사장에 왔다는 실망을 줬다.
흡사 감사는 없이 자료준비로 집행부를 훈련시킨다고 할까. ‘견제와 감시’란 존립이유가 ‘통제와 간섭’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결코 과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2청에게 잘못이 없을 순 없다. 행감을 그저그런 연중행사쯤으로 여기는 공무원들이 너무 많았다. 행여나 의원들을 놓칠까 때맞춰 대문 밖에서 서성대는 간부 공무원들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감사 지적을 거울삼아 행정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융숭한 식사 대접에 관심이 많았다. 떳떳함보다는 감사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얄팍한 수로 가득했다. 행감의 참 의미를 도의회도, 그리고 집행부도 되새겨야 한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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