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정의 해 기념콘서트' 성황리에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ㆍ일 대중음악계 별들의 잔치였다.
6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05 한일 우정의 해 기념콘서트-프렌즈'는 국내를 비롯해 일본ㆍ싱가포르ㆍ홍콩 등지의 팬 5천여 명이 참석해 아시아권 음악 팬들이 친구가 된 자리였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정치적으로 한ㆍ일 관계에 냉기가 흐르는 가운데 열린 이날 공연에서 한ㆍ일 가수와 팬들은 노래로 하나가 됐다.
배우 차태현과 일본인 탤런트 유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보아, 비, 세븐, 휘성, 동방신기, 김종국, 김범수 등 한국 대표와 나카시마 미카, V6, 히라하라 아야카 등 일본 대표 가수들이 합동 무대를 꾸몄다.
이중 한ㆍ일 팬들에게 '공통 분모'가 있는 가수의 관객 호응은 대단했다.
짧은 흰색 팬츠를 입고 등장해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인 보아는 올해 일본에서 베스트음반으로 첫 여성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가수답게 격렬한 댄스를 추며 매끄러운 라이브를 소화했다. '걸스 온 탑', '모토'에 이어 발라드곡 '메리 크리'를 열창한 그는 '역시 보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관객을 집중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보아는 "이 무대에 서기 위해 일본에서 오늘 한국으로 왔다"며 "2005년 한ㆍ일 우정의 해를 마무리하는 무대에 참석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보아에 맞서 '유키노 하나'(눈의 꽃)를 부른 나카시마 미카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이 곡은 박효신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제가로 리메이크해 이미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곡으로 팬들은 하나가 돼 노래를 따라불렀다. 평소 일본에서도 맨발로 라이브를 펼치는 나카시마 미카는 이날도 검정색 벨벳 드레스를 입고 맨발로 무대에 올라 흰 종이꽃이 흩날리는 가운데 감성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남자 대표 가수들의 경쟁도 불꽃 튀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V6는 이미 오랜 한국 팬을 확보한 그룹답게 우렁찬 객석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한국 팬클럽과 일본에서 원정 관람온 팬들은 V6가 무대에서 텀블링을 선보이자 사진을 흔들며 열광했다.
V6에 이어 '나쁜 남자'를 부르며 무대 위로 점프한 비는 T자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과 친근함을 표시했다. 단단한 가슴 근육을 드러내고 섹시한 엉덩이 춤을 추며 'I Do' 일본어 버전과 '난', 'It's Raining'을 차례로 선사해 한국 대표 댄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시선을 집중시킨 대목은 일본에서 활동중인 한국 가수들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빛을 발했다는 점.
'열정', '포에버', '크레이지'로 오프닝 무대를 꾸민 세븐은 능숙한 일본어 실력을 자랑해 객석을 놀라게 했다. 2월 일본 활동을 시작한 그는 "나와 데뷔 연도, 나이가 같다"며 히라하라 아야카를 소개했고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다.
반대로 히라하라 아야카는 한국어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세븐은 일본어를무척 잘한다"면서 "한국 가수 중 신승훈, 엠씨더맥스, 세븐을 좋아하며 불고기, 삼계탕, 번데기가 맛있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을 유발했다.
보아 역시 V6와의 인터뷰를 통역하며 한국 방문 소감,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해 질문했다. V6는 "한국에 자주 왔는데 가수와 스태프 모두 친절하다. 보아와 동방신기를 좋아하고 한국 여성들이 무척 예쁘다. 한국은 최고다"라고 답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엔딩 무대를 꾸민 동방신기도 일본어로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 '올인', '천국의 계단' 영상이 소개됐으며 김범수가 '천국의 계단' 주제가 '보고 싶다'를 선사했다.
'한ㆍ일 우정의 해 2005' 실행위원회가 주최하고 MBC와 NHK가 제작한 이날 무대는 25일 MBC와 NHK를 통해 녹화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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