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웃을 일이 뭐가 있어?” 하시는 분,
이색직업 ‘웃음 컨설턴트’ 황난경씨
‘스튜어디스에서 영어강사, 귀금속CEO까지. 삶의 터닝포인트에 섰을 때마다 기준이 된 것은 ‘웃음’이었다’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 황난경씨(32·수원시 장안구)는 병술년(丙戌年) 새해 ‘웃음 컨설턴트’라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한국인의 웃음을 디자인하겠다”고 당찬 소망을 밝혔다.
남편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황씨는 경제적·사회적으로 부족할 게 없지만 더늦은 나이에 후회하지 않도록 ‘웃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키 169cm의 늘씬한 키에 다소곳한 말씨, 아름다운 미소를 타고난 황씨는 대학교 3학년인 지난 97년 3천명의 경쟁자를 뚫고 스튜어디스 121기로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그는 ‘스마일 퀸(Smile Queen)’은 아니였지만 미소가 좋고 친절한 매너로 비행 때마다 고객들로부터 마음의 감사와 수차례의 프로포즈를 받아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황씨는 스튜어디스 1년차 때 “미소에 반했다”며 끈질긴 구혼작전을 편 남편의 프로포즈를 뿌리치지 못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황씨는 시부모님의 반대 등에 부딪혀 입사 3년만에 스튜어디스를 접고 영어학원 강사를 시작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란 점에서 스튜어디스와 영어강사는 큰 차이는 없었다”는 황씨는 학생들에게도 ‘친절한 난경씨’로 불릴 만큼 1대 1의 교육방법으로 인기를 끌었고 매주마다 학생들의 감사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쓰곤 했다.
황씨는 또 수원 아주대 앞에서 귀금속 사장을 할 때도 타고난 미소와 상냥함으로 단골손님이 줄을 이었고 급기야 사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둬 수입도 짭짤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씨는 하지만 2006년 새해 ‘다시 내 인생을 찾고 싶다’며 돈도 명예도 사랑도 아닌 ‘웃음’을 선택했다. “밝은 색상의 옷을 입으면 마음이 밝아지고 신사복을 입으면 신사처럼 행동하듯이 웃음은 외적 이미지를 강화해 내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신나는 운동입니다”
‘웃음’에 대한 첫단추를 끼운 황씨는 ‘웃음 컨설턴트’에 대한 확고하고 신나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많은 세계적 대기업에서 유머를 통해 조직에 웃음과 활력을 불어넣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활발한 연구와 노력을 진행하고 있고 ‘웃음 컨설턴트’를 초빙하는 매너 프로그램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웃고 삽시다’라고 하면 혹자는 “이 어려운 시대에 웃을 일이 뭐가 있어?” 라고 말 할 지도 모르지만 지구상의 많은 생명체 중 사람만이 웃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로 웃음을 나누는 능력은 조물주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억지로라도 웃으면 좋은 기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억지로라도 웃는 시늉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웃음’은 사회성을 강화해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행위이다. 황씨는 “상품은 써 봐야 성능을 알 수 있고 사람은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타고난 웃음을 굳이 숨길 필요는 없다”면서 “사람의 웃음은 표정과 패션·화장·매너 등 시각적 이미지와 목소리로 표현되는 청각적 요소, 체취와 향수 등 후각적 요소 등 종합적인 산물”이라고 말했다.
‘웃음 컨설턴트’는 고객의 직업, 체형 등을 토대로 표정·의상·메이크업·자세 등 고객의 현재 이미지를 분석하고 상황에 적합한 가장 자연스런 웃음 등을 조언해 준다. 황씨는 우울한 사람이 대인관계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변하거나 입사시험 면접에서 줄줄이 낙방하던 사람이 컨설팅을 받고 난 뒤 면접에 성공케하는 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웃음 바이러스가 추위와 폭설, 불경기의 한파를 녹여주고 실의에 찬 사람들을 북돋워줄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다”는 황씨는 ‘웃음 스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병술년 새해소망을 밝혔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사진=조남진기자 n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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