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계남,뱀문신하고 주례…새 영화 ‘손님은 왕이다’

한눈에 봐도 흉측한 뱀 문신, 혀를 내민 뱀이 지금이라도 꿈틀 꿈틀 살아 움직일 것 같다. 이 문신을 한 주인공은 협박난무 느와르 ‘손님은 왕이다’에서 정체 불명의 협박자로 등장하는 명계남이다.

그는 잔악무도한 협박자 ‘김양길’ 역을 맡아 손가락 마디 마디에 ‘HATE’와 ‘LOVE’라는 문신을, 왼쪽 팔목에는 문제의 뱀 문신을 새겼다.

리얼한 뱀문신의 탄생은 협박자 캐릭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까 고민한 명계남과 오기현 감독의 논의 끝에 나온 아이디어. 촌스럽지만 징그럽고 거부감이 드는 뱀문신과 ‘사랑’, ‘미움’이라는 극과 극의 의미가 담긴 문신은 김양길의 캐릭터를 단박에 설명하는 분신과도 같은 소품이다.

그러나 진짜 같은 이 문신은 미술팀에서 만든 가짜 문신이다. 밑바탕이 되는 뱀문신을 정교하게 그린 후 판박이 종이 위에 그대로 뱀그림을 따라 그리면 일단 반은 성공이다.

이 문신 판박이를 원하는 신체 부위에 대고 물을 충분히 묻힌 후 30초 정도 기다리면 문신이 피부에 붙으면서 고정된다. 보기보다 튼실해서 따로 지우지 않으면 일주일 정도 유지된다고 한다.

명계남은 “느즈막한 나이에 주책 맞게 왠 문신이냐”는 구박에도 불구하고, 촬영 때마다 손가락과 팔목에 문신을 새기는(?) 수고러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제작사인 조우필름에 따르면 이 뱀문신으로 인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쁜 촬영 일정에 쫓겨 문신을 지우지도 못한 채 허둥지둥 결혼식 주례를 서게 된 명계남. 손등 위로 드러난 흉측한 뱀문신과 요란한 영화 의상은 하객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명계남 특유의 입담으로 오해는 금방 풀렸지만 이 에피소드는 촬영 기간 내내 회자되면서 듣는 이를 즐겁게 해주었다는 후문이다.

내년 2월 개봉될 ‘손님은 왕이다’는 네 남녀의 쫓고 쫓기는 관계를 그린 작품. 명계남은 이 영화에서 데뷔 이후 첫 주연을 맡아 관록의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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