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전시장 KINTEX가 개장한데 이어 지금 경기도 고양에선 또 하나의 대역사(大役事)가 시작됐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지속적으로 발전, 확산시키기 위한 야심만만 프로젝트인 한류우드(韓流WOOD) 조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12월 착공 선포식을 가진데 이어 올 1월에는 서울에서 사업참가 및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착공 선포식과 설명회 이후 국내 대기업은 물론 디즈니랜드, MGM, 랜드마크USA 등 외국 유명 테마파크사들까지 관심을 표명하는 등 사업추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한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코드로 부상, 21세기 새로운 관광·문화산업으로 성장, 발전할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류는 10여년 가까이 지속되어 오면서 양적, 질적으로 확장과 팽창을 계속해 왔다. 현재 한류의 열기는 아시아를 넘어 최근에는 중동, 남미, 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가 한류우드 조성에 나선 것은 바로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 열풍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생산, 개발, 유통, 소비 기지가 절대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오는 2008년까지 입지조건을 고루 갖춘 고양 일산 신도시 인근 30만평의 부지에 2조원의 사업비를 들여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의 메카를 꿈꾸고 한류우드 건설에 나선 것이다.
한류우드 추진을 보면서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한류우드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한류우드 조성을 둘러싼 현재의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국가적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이기에 더욱 완벽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첫째, 오는 3월 중 확정할 1구역 민간 사업자 선정에 관한 것이다. 테마파크와 상업용지 조성을 맡게 될 1구역 사업은 전체 사업성패를 가늠할 시금석이다. 사업추진에 대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확보한 사업자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하며 장래성, 공공성, 예술성, 윤리성 등도 주요 선정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한류가 문화산업으로 정착하려면 완벽한 인프라 구축과 지속적인 소비수요를 낳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80년대 홍콩은 주윤발 등 특급 영화배우 ‘4대 천왕’을 기반으로 ‘홍콩느와르’라는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명성이 무색하리만큼 홍콩 영화가 누렸던 영광의 자리는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다. 인프라가 뒷받침 되지않은데다 스타 중심의 단순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셋째는 하드웨어 못지 않은 소프트웨어 운용 기술과 전문인력의 육성·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실 한류우드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시도하는 독특한 관광·문화 클러스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한류우드의 관리·운영에 대한 매뉴얼과 노하우가 있을리 없다. 걱정되는 대목이다. 테마파크, 한류아카데미, 스타빌리지, 한류박물관 등 잘 차려진 메뉴판을 어떻게 손님들에게 내놓을 것인지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경기도에 따르면 한류우드가 건설되면 7조원대의 경제효과와 5만2천여명의 고용창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국민소득 2만달러, 3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 문화, 관광, 서비스산업의 성장이 절대적인 점을 감안하면 한류우드의 성공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오천년 역사의 유구함과 역동성을 겸비한 한국의 문화에 세계 최강의 IT기술을 접목시킨 신개념의 한류우드가 서양문화를 상징하는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동양의 대표 문화허브가 되길 기대한다.
/문 병 대
경기도경제단체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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