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다크 에인절(Dark Angel)’로 컴백한 이효리의 신곡 ‘깊이’가 KBS로부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가사에 포함된 영어 욕설 때문이다. ‘아침은 Oh shit 오지 않겠지’의 ‘shit’ 등 욕설이 방송심의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 KBS 심의팀은 “같은 앨범의 ‘훔쳐보기’라는 곡도 제출된 가사에는 없지만 실제 노래를 들어보면 남자 래퍼가 영어 욕설(fuck)을 여러번 외친다”며 “23일 재심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지난 12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 컴백 무대를 통해 ‘깊이’를 불렀다. 이에 대해 SBS는 “당시 ‘shit’ 단어가 문제됐으나 이효리측이 이 부분을 삭제한 후 심의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1990년대 해마다 수십곡이었던 방송 금지곡은 2000년대 들어 적게는 200곡에서 많게는 700곡으로 대폭 늘어났다. 발라드가 주류였던 10여년 전에 비해 힙합,록,댄스 등 장르가 늘어나면서 부적절한 표현도 함께 늘어난 탓이다. 최근에는 노래에 담긴 폭력 및 선정성 수위가 점점 높아져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욕설이나 비속어는 랩이 가미된 힙합·댄스 음악 등에서 비일비재하다. 외국에선 욕설을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표현으로 허용하는 경우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종차별 등에 대한 항변을 욕설로 분출해온 미국의 흑인 음악처럼 우리나라 가수들에게도 이런 정서와 배경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류에 편승한 상업적인 의도가 앞서는 것은 아닐까.
“대중음악에 대한 이해없이 낡은 잣대로 심의하는 것도 자제해야 하지만 과격한 표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가수들도 문제”라는 한 대중음악 평론가의 지적처럼 가수들도 이제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보다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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