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도 기자도 없는 파주

파주에는 언론도 없고 기자도 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지역 언론들이 시의 밀어붙이기식 행정 뒷면의 소리를 제대로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신문을 들여다 봐도 홍보성 기사만 있지 잘못된 시정을 지적하는 기사는 찾아 보기 힘들다. 지방자치가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언론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해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언론도 문제지만 유화선 시장이 언론을 편협하게 보거나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 역시 심각한 문제다. 유 시장이 지난 2004년 10월 당선된 직후 한번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 이외에 한번도 정식으로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등을 가진 적이 없다. 유 시장이 간담회란 명분으로 기자들과 몇번 식사자리를 가진 게 고작이다. 알맹이 없는 간담회여서 기자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근 양주와 의정부만 해도 1주일에 한차례씩 기자실에서 시장이 직접 시정을 브리핑한다고 한다. 기자간담회를 갖는 건 기자들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시정을 주민들에게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서이고 새롭게 펼치는 시책에 대해 언론에 올바르게 보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파주가 급변하고 있다. 시장이 누구든 파주는 남북관계 변화속도와 함께 변화의 중심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변화와 시책 등에 대해 언론을 통해 여과되고 이를 주민들에게 올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누구보다 언론의 속성을 잘 아는 유 시장이 언론을 오히려 무시하거나 하잘 것 없는 것으로 여긴다면 인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유 시장은 ‘대한민국 대표도시’란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시책사업을 펼치고 있다.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유 시장이 내놓는 시책으로만 실현된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이에 걸맞는 비판과 다양한 소리를 겸허하게 들으려 할 때 가능하리라 본다. 유 시장의 좀 더 큰 행정을 기대해 본다.

/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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