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가 악습 골프행태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국민사회가 불안해 했던 지난 1일 부산서 한가하게 골프를 즐겼다. 함께 3·1절 골프를 쳤던 사람은 2002년 대선 전후에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물의를 일으켰던 대통령 측근 최모씨와 이에 관련된 기업인들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골프 사과도 한 두 번이어야지 벌써 세 번째다. 강원도 산불 그리고 남부지역 수해 때도 골프를 즐긴 게 잘못이라 해놓고, 3·1절 골프를 파업소동 속에 그도 적절치 않은 사람들과 함께 또 즐겼다. 전엔 거물 브로커 윤모씨하고도 골프회동이 잦았던 모양인 데 “총리가 되고 나선 그와 한 번도 안 쳤다”고 큰 소리 친다.
하긴, 불용 용지를 사둔 게 수억대의 시세 차익이 났는데도 “난 투기 안 한다”는 강변을 일삼으니 더 말할 게 없다. 3·1절 골프회동이 말썽이 되자 “그 시점에서 총리가 할 일이 뭐가 있느냐”는 총리실측 해명은 할 말을 잃게 했다. 강변과 궤변이 난무한다.
중국 총리 얘기를 다시 하겠다. 원자바오(溫家寶)중국 총리는 민생 탐방에 바쁘다. 민생 현장을 찾곤하는 총리의 허름한 점퍼가 11년째 입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런 검소한 총리가 있어 우리 인민은 행복하다”는 칭송이 자자하다. 대한민국 총리는 철도 파업으로 민생이 아우성인 데도 현장 탐방은 커녕, ‘하릴 없다’며 느긋이 골프 회동을 탐닉했다. “우리 국민은 이런 총리가 있어 불행하다”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삼 세 번’이란 말이 있다. 골프 사과도 세 번이고 보면 믿을 수 없다. 앞서 가진 두 번의 사과가 가식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총리를 가리켜 자신과 ‘천생연분’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코드가 맞다는 얘기일 것이다. 삼 세 번에 이른 골프 구설수를 부적절하지 않다고 우기지 않을는지 모르겠다. 노 대통령이 오늘 떠나는 아프리카 순방길에서 돌아오면 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 지 두고 봐야 겠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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