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전통문화, 현재 속에 살게 하자

최근 영화 ‘왕의 남자’가 화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천만 관객동원 신기록을 제치고 한국영화 관객동원 1천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단다.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이유가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만, 전통놀이, 사극요소가 이렇게 바람몰이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어쨌든 영화의 흥행을 등에 업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줄타기뿐만 아니라 남사당놀이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이런 연유로 남사당놀이 공연에 연일 매진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으며, 심지어 안성 바우덕이 풍물단은 140년 만에 경복궁에서 공연을 했다.

이러한 사례는 전통문화의 원형 보존과 함께 그것의 응용과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통놀이는 지금까지 과거의 것, 시대 뒤떨어진 것으로 편협된 시선이 있었으나,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영상 속에서 활용됨으로써 현재의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렇듯 과거는 현재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현재 속에서 살아남게 된다. 우리 전통문화의 문화원형 그대로의 보존은 물론, 이를 소비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 수반되지 않고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영원히 과거 속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급속한 고도성장의 뒤안길에서 전통문화의 가치를 크게 인식하지 못해 우리 조상의 우수한 많은 문화유산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역사적으로 우수한 문화가 많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우수한 문화를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발굴치 못하고 있으며, 설사 발굴되어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해도 그것의 마땅한 활용, 응용방안을 찾지 못하여 여전히 과거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최근 문화관광부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인식아래 ‘한브랜드’ 지원전략이나 문화강국(C-KOREA)전략 등을 발표하고 세계 5대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함으로써 문화를 21세기의 성장원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한브랜드’ 지원전략은 우리나라 전통문화 콘텐츠, 즉 한국어, 한식, 한복, 한지, 한옥, 한국학 등의 생활화 및 세계화를 통하여 공용 및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이미지 향상에 목표를 두고 있다니 실로 기대될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의 가치 재인식과 문화콘텐츠의 다양한 소비패턴을 통해 국가이미지,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이라도 그동안 잊혀져 가고 있던 전통문화가 세계적 문화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시각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통문화에 관한 부분은 보존과 계승이라는 원형 그대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그 활용이나 응용이 쉽지 않다. 이제는 전통문화의 원형그대로의 보존 및 계승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현재 속에서 어떻게 숨쉬게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박제된 문화가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력을 갖고 자생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시급하다.

결론적으로 전통문화가 현재 속에서 활용되고 응용될 때 보존과 계승은 물론 더 나아가 발전도 함께 동반할 것이다. 이는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이를 육성 및 보존, 계승에서 한 걸음 더 전진하여 응용과 활용방안까지 하나의 시스템에 의해 총체적으로 연구되어야만 그 전통문화가 발전하고 영원히 사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박 두 례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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