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으로 발령을 받아 한 부서 팀장으로 부임한지 이제 3개월, 짧다면 짧은 시간인지 모르지만 여기서 느낀 점은 우선 용암이 끓고 있는듯한 느낌과 봄을 맞는 생명들의 태동같은 용솟음을 보았다는 점이다. 전에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좀처럼 느껴보지 못한 증기기관차에서 보았던 커다란 크랭크 축이 돌면서 기차가 움직일 때의 바로 그 느낌이었다.
무엇인가 국민을 좀 더 편하게 하는 것은 없을까. 좀 더 나은 교육행정을 펼칠 수는 없을까. 좀 더 친절하고도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발령장을 주는 자리에서 교육감이 부임하는 공무원들에게 주문하는 화두였다. 처음에는 “글쎄? 좋은 아이디어를 말하면 튄다는 말도 들어왔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뭘 사서 일을 만드느냐’. 하던 대로 하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을 들어왔었는데 필자가 몸담은 이 조직이 과연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고 이를 조직의 과업으로 삼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분위기일까? “여기도 마찬가지겠지”하고 의문스러웠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상당수 기관장들이 이런 말씀을 하더라도 실제 조직 안으로 들어와 보면 이런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가 아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부서를 맡아 운영하면서 1주일 정도 지났을 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 어느 날 아침 이를 공론화시키기 전 조심스럽게 직속 상관에게 제안해 본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그 자리에서 몇가지 질문과 의견 교환이 이뤄진 다음 즉시 당일 간부회의 석상에서 이 아이디어가 보고됐고 제안 후 그것도 어설픈 제언수준이었음에도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기본계획과 실행계획 등을 강구해보라는 채택결정이 내려지자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아이디어 채택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이것을 구현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임을 알게 되면서 조직의 역동성을 피부로 느꼈다.
이미 경기도교육청 조직은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을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 창안과 혁신안 제안을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의 상위 수준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관리자들의 사고가 개방적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새로운 대국민 서비스 제공과 역사보존차원에서 개발한 사업(사진으로 보는 경기교육사·경기교육 및 웹박물관)과 예산과 인력을 절감하는 일하는 방식 개선사업(동영상회의 영상문서 사용 및 학교 공문서 유통방법 개선) 등 짧은 기간이지만 제안됐던 많은 사업들이 추진돼 실제로 실효가 나타나기 시작함을 바라보면서, 또한 혁신적 제안과 사업전개에 격려와 협조를 아끼지 않는 동료 팀장들을 보면서, 아울러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에 추가된 새로운 사업으로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희망경기교육’은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고 이 조직에 몸담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오늘도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 영 진 경기도교육청 총무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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