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표재순 경기도문화의전당 신임사장

“명품공연…주민감동 계속될 것”

“2~3개월동안 특별한 계획이나 포부를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일, 잘 매듭 짓는데 노력하겠습니다.” 표재순 경기도문화의전당 신임 사장(69)은 9일 오전 취임 후 공식적인 첫 각오를 밝혔다. 홍사종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7월31일까지 직책을 맡은만큼 짧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골자다.

SBS 프로덕션 대표이사,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등을 지내며 방송과 공연계를 오갔던 40여년동안의 화려한 이력답게 그의 말 속에는 연륜이 배어났다. 일부 언론이 제기했던 경기도문화의전당(이하 전당) 노조측의 임명 반대의 소리에도 의연한 눈치다.

“그런 이야긴 들어 본 적 없습니다. 뭐, 있다면 잘 풀어가야겠죠. 오늘 아침에도 직원들과 만나 강조한 부분이 손바닥을 펴고 마주치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소리가 나지 주먹을 쥐면 싸움 밖에 벌어지지 않잖아요.”

표 사장은 단기간 전당 운영의 책임을 맡은 게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오히려 학교 때문에 망설였다는 것이다.

“현재 연세대 영상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중인데, 학생들과의 (강의)약속때문에 고민을 좀 했었죠. 하지만 약속을 깨지 않는 조건이라면 굳이 거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도가 진행하는 한류우드나 전당이 제작하는 ‘더 문² 및 ‘정조의 꿈’(가제) 등에도 관여해 왔고 관심이 있었으니까요. 맡은 책임을 다할뿐 시일에 연연하진 않습니다.”

특별한 계획이나 포부가 없다던 표 사장은 시간이 지나며 은근히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결심’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의 산물로 비춰졌다.

“전당이 진행해 온 ‘모세혈관문화운동’이나 ‘멘토프로그램’ 등 문화와 복지가 결합된 발상들은 더욱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관객 눈높이에만 맞춘 공연을 선보이진 않을 겁니다. 예술적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도 해야겠죠. 관객과 예술이란 양면이 조화되는 합의랄까요.”

표 사장은 또 전당의 포지션이나 지향점에 대해서도 뚜렷이 제시했다. 법인화된 전당을 일컬어 “이제 두 살 된 듯 하다”면서도 지역 차이나 수준 격차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건 물건 만들 때 좋은 제품에 손이 가는 것처럼 좋은 공연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잘 만들어야죠. 이는 전당이 추구하는 모습과도 다르지 않습니다.”/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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