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웰빙에서 생생한 진료현장 다큐멘터리까지…TV는 지금 의료열풍

2005년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밝혀진 한국인 주요관심사 1위(44.9%)는 건강이다.

일명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건강’ 및 ‘웰빙’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고 있다.

현재 KBS에서는 익히 알고 있는 ‘생로병사의 비밀’이, SBS에서는 ‘건강스페셜’ 그리고 18일(목)첫 방송 예정인 MBC의 ‘닥터스(파일럿 프로그램)’가 대표적 의학관련 교양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 SBS의 ‘TV종합병원’이나 ‘비타민’ 등 연예인과 전문가를 함께 내세워 건강이나 웰빙을 주제로 좀 더 편하고 친숙하게 접근한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일단 어느 한 질병을 놓고 질병의 원인을 분석, 치료법 및 예방법을 제시해 주어 건강하고 오래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TV에 등장하는 의사들 역시 권위와 명성을 바탕으로 신뢰성 있는 자가 진단법이나 응급 대처법을 설명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방영된 다음 날, 곧바로 그 날의 처방이 전국에 유행이 될 정도로 매스미디어의 힘은 이미 알려진 바 대로 상당하다.

과거 ‘종합병원’이라는 메디컬 드라마를 기억 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94년 첫 방송부터 인기를 모아 늦은 시각에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청률이 높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특히 외과 레지던트 1년차 역을 맡아 인기를 누렸던 신은경 씨를 비롯, 구본승, 김지수 등 당시 신인 배우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외과 전문의인 Y씨(여)는 당시 드라마 속 신은경의 열연에 반해 막연히 ‘의사’라는 직업을 동경해 서슴없이 의대에 지원, 여성 지원율이 낮은 외과에 지원했다.

또한 입시에도 영향을 받아 당시 배경이 됐던 아주대학교병원 역시 인기가 높아졌다.

그러나 드라마 속의 의사 이미지는 현실과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

응급실의 경우, 밤새 환자와 씨름하며 끼니를 거르기 일쑤고,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일도 많다. 이러한 의사의 이미지를 좀 더 사실적으로 그려내기에 그동안의 드라마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이에 18일부터 MBC에서 방송되는 ‘닥터스’는 기존 의학 정보 프로그램과 달리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질병의 원인과 치료 성공기 등을 살펴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의학다큐멘터리 형식으로 KBS에서 방송되는 ‘생로병사의 비밀’은 먹고, 자고, 활동하는 우리 삶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통해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건강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단순한 질병 설명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각종 질병에 대한 첨단의학 정보를 통해 100세 건강 인생을 위한 맞춤 건강 정보를 제공함을 기획 의도로 삼고 있다.

질병 발생의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현장 취재를 담아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다 쉽게 의학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을 얻고 있으며, ‘명의 클리닉’이란 코너를 통해 명망 있는 전문의들로부터 질병 예방과 진단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와는 다소 성격이 다른 의학다큐멘터리 ‘닥터스’는 응급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한 환자와 의료진의 사투를 그린 코너인 ‘응급실 24’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코너인 ‘원·인·불·명’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연대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꼬박 1주일을 머물면서 CCTV 17대와 방송카메라를 통해 응급실의 실제 상황을 담았다. 리얼리티와 미스터리 기법으로 기존 의학다큐멘터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이다.

새로운 의학관련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박준현 재활물리의학 전문의는 “단순 의학 정보만을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이기 보다는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활습관 등을 제시해 준다면 시청자들에게 보다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우리 국민은 대부분 약물이나 수술 등의 방법으로 질병을 급히 다스리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게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외과 전문의는 “의학 정보 프로그램을 이용해 소수의 비양심적인 의료인들이 이를 통해 상업적으로 의료 행위를 부채질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매스컴을 통해 각종 의학 정보를 접 할 때는 상식과 흥미를 구분하여 객관적으로 정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어찌됐건 의학 프로그램은 유용하면서도 재미가 있어야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둘 수 있어 각기 다른 의학 프로그램들의 시청률 전쟁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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