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지역에서 한류 스타들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한국 연예인에 대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기획사측의 무분별한 공연 추진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에 대한 신중한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4일 중국 선양 오리허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06 한·중 스타카니발’이 주최측의 사정으로 오는 24일로 연기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마카오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IVI(국제백신기구) 기금 조성 한·중 가요 페스티벌’이 날씨 등을 이유로 취소된 바 있다.
이 두 공연에 참석할 예정이던 장나라측은 공식홈페이지 ‘나라짱닷컴’을 통해 “적지 않은 돈을 계약금으로 받았고 믿을 만한 기획사라고 판단해 홍보 기자회견에도 참여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장나라측은 또 “연기된 공연일인 24일에는 난징에서 열리는 청룽의 자선 콘서트에 참석해야 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연에 불참할 경우 중국 팬들에게 이미지가 훼손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타&바네스,토니안,유승준 등이 참석할 예정이던 ‘한·중 스타카니발’은 벅스 인터랙티브㈜,선양시 세계원예박람회와 연출공사 등이 공동 주관하는 무대. 벅스측은 “중국 문화부의 허가는 받았으나 중국 공안이 안전에 대한 심의를 내주지 않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주최사로부터 들었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진행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중화권 공연 취소와 연기에 대해 국내 음반기획사와 공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카오 공연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신화의 소속사인 굿이엠지는 “이 공연은 기상악화로 인해 무대를 세울 수 없다는 이유로 이틀 전 통보가 와서 황당했다”며 “8집을 내고 막 활동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스케줄을 어렵게 뺐는데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국내 공연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공연은 다른 지역보다 절차상의 문제에서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잇따른 공연 불발은 결국 중국 팬들에게 한류 스타의 이미지 훼손 및 공연에 대한 신뢰도 추락과 직결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런 사례는 2004년 4월에도 있었다. 왁스 쥬얼리 클론 NRG 등 가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상하이 대한민국 섬유패션대전’ 전야제가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진 것. 한류 열풍에 무임승차해 한몫 챙겨보려는 중국측 부실 기획사의 사전 준비 부족이 낳은 불상사였다.
한편 상하이 ‘신원완보’가 최근 실시한 한국 가수들의 공연 티켓 판매 실태 조사에 의하면 2000년 7월 NRG의 공연 입장권은 최저 100위안(1만5000원)이었으나 객석은 썰렁했고,2005년 비의 베이징 공연도 티켓이 팔리지 않아 100만위안을 손해본 것으로 파악돼 실속없는 한류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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