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된 ‘음악’들은 때때로 작품보다 더 많은 감동과 여운을 남겨준다.
‘클래식은 왠지 어렵고 접근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클래식과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도 바로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했던’ 클래식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다. 영화 삽입곡에 마음이 끌렸다면 이제 그 음악의 ‘일부’가 아닌, ‘전곡 감상’에 한번 도전해 보자.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음악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보고 부쩍 클래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는 본격 음악영화라는 호칭에 맞게 영화 속에는 많은 클래식 음악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호로비츠’같은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학원에서 피아노 선생을 하고 있는 지수(엄정화 분)와 천재 소년 경민(신의재 분)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다양한 피아노 음악을 타고 흐른다.
지수가 경민을 위로하기 위해 연주하는 슈만의 ‘트로이 메라이’는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이고 광호(박용우 분)가 지수의 연주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질 때는 베토벤의 ‘황제’가 흐른다. 또 지수가 잘 나가는 동창들과 만난 후 상심해 치는 곡은 쇼팽의 ‘혁명’이며 경민이 하우스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곡은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1번’이다.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곡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연주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요즘 인터넷상에는 이 곡을 ‘퍼 나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피아니스트 김정원(그는 최근 이 곡을 담은 음반을 출시했다)씨가 직접 출연해 연주하는 이 곡은 영화 ‘혈의 누’에서도 사용됐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제외하고도 영화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은 많다.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이은주와 이병헌이 춤을 출 때 나오던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2번 중 ‘왈츠’는 ‘아이즈 와이드 샷’에도 삽입됐으며 ‘올드보이’에 등장했던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또 ‘엘비라 마디간’에 흐르던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대부 3’에 삽입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등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곡이며 ‘아마데우스’와 ‘불멸의 연인’은 모차르트와 베토벤 음악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영화에 삽입된 음악을 백화점 식으로 들으려면 ‘영화 속의 클래식 100’(6장·EMI) 등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컴필레이션 음반을 구입하면 좋다. 그리고 정말 마음에 드는 영화와 음악이 있다면 ‘전곡감상’을 통해 클래식에 한발 다가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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