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조연급 개그우먼들의 활약이 거세다.
방송 첫 주에 수목 드라마 선두를 꿰찬 SBS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순애(심혜진)의 고교 동창 정숙으로 출연하는 개그우먼 박미선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드라마 인기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13일 2회 방송분에서 박미선은 순애의 영혼이 초은(박진희)의 몸에 들어간 사실을 혼자 알아채고 당황해 하면서 해결방법을 물색하는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개그우먼 특유의 코믹함에 자연스러움을 버무려 감초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박미선은 고교 시절 필드하키팀에서 기죽어 지냈던 것도 모자라 40대가 돼서도 순애에게 번번이 당하고 살면서도 20대 스튜디어스 초은(박진희)과 영혼이 바뀐 순애를 걱정하고 은근히 부러워하는 수다쟁이 아줌마 정숙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의견란에는 "박미선씨가 연기를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물이 오른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SBS 주말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파주댁으로 출연하는 이경실도 마찬가지. 20년만의 리메이크라 캐스팅에 대해 말이 많았던 드라마 초반, 이경실만큼은 적역을 맡았다며 호평을 받았다.
뽀글뽀글한 촌스러운 머리 모양에 눈썹을 일(一)자로 짙게 그리고 붉은 립스틱을 바른 파주댁은 영락없는 감초 역이었지만 이경실은 촐싹거리는 연기 뿐만 아니라 김수현 작가 특유의 정감 있는 대사들도 연기자 못지 않게 처리해 박수를 받았다.
1987년 원작에서 남능미가 인상 깊게 소화해 냈던 역이라 처음 이경실이 파주댁을 맡았을 때는 정극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이경실은 무뚝뚝하고 냉정한 태준 어머니 정애리와 호흡을 맞추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면을 알렸다.
MBC 주말 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마흔 줄에 다 들어선 청와대 본관식당 주방 아줌마를 연기하는 이영자도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개그우먼들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일은 최근 들어 점점 빈번해지지만 특유의 코믹함에 갇히고 마는 경우가 많아 박미선과 이경실 등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본업이 개그우먼이라고 해도 연륜이 쌓이면서 드라마에서 양념 이상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고 그것이 결국 드라마 인기의 바탕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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