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 폐막작‘이사벨라’주연 두원쩌 “홍콩영화 정체 심각”

“한국영화 ‘친구’에서 보듯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관계를 그르치지 않습니까? 사람 사이에서 지나치게 의리를 따지다 보면 스트레스가 생기죠. 그래서 전 실제로는 의리파가 아닙니다.”

영화 ‘무간도’의 의리있는 남자 사강 역할로 낯익은 홍콩 배우 두원쩌(33)가 한국을 찾았다.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2006)의 폐막작 ‘이사벨라’의 주인공 자격으로 20일 영화제 폐막 인터뷰를 가졌다.

1999년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이사벨라’는 방탕하게 살던 경찰 싱(두원쩌)에게 그의 딸이라고 밝히는 얀(량루오시)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고 영화음악상을 수상했을 만큼 매력적인 음악들로 채워진 영화는 중국 반환을 목전에 둔 마카오의 불안한 일상을 무거움과 위트를 섞어 담아낸다.

극중 인물과 같은 나이인 그는 “실제로 첫사랑으로 낳은 딸이 찾아온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영화에서처럼 예쁜 딸이 다 커서 나타난다면 당연히 좋지 않겠느냐”며 웃어보였다.

홍콩의 영화산업에 대해 그는 “솔직히 지금이 가장 힘들다”면서 “제가 고등학생 때 좋아하던 저우룬파,량차오웨이가 아직도 최고 스타로,새 얼굴이 없다는 것은 홍콩 영화가 정체해 있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도중 ‘친구’ ‘올드보이’ 등을 언급하는 등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그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올드보이’를 꼽았다. ‘이사벨라’는 다음달 중순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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