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인 액션코미디로 어필하는 저급한 소재주의 영화가 아닙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영화는 없지만 분명 독특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
'양아치어조'로 독립영화계 스타로 부상한 조범구 감독은 메이저 영화 시스템 하에서 처음으로 만든 '뚝방전설'(제작 싸이더스FNH)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8일 오전 명동 펑키하우스에서 열린 '뚝방전설'의 제작보고회에서 "액션, 코미디, 사랑, 청춘, 의리 등 다양한 것이 담겨 있는 종합선물 세트 같은 영화"라며 "이 안에는 촘촘한 드라마와 기존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경쾌하고 재미있는 것은 일각에 불과하다. 그 밑에 빙산만큼 탄탄한 베이스를 깔아놓았다. 기존 관습적 형태의 조폭영화와 확실하게 차별화될 거라 장담한다"고 대단히 자신 있게 말했다.
친구 세 명이 하나의 성역인 뚝방을 지키는 이야기인 '뚝방전설'은 박건형, 이천희, MC몽 주연으로 9월7일 개봉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와 캐릭터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1로 구강액션을 선보이는 캐릭터다. 내가 영화를 찍는다니 굉장히 웃기는 캐릭터로만 아는데, 친구를 위해 사는 멋진 청년이고 진지할 때는 진지하다. 극중 굉장히 많이 맞는다.(MC몽, 이하 몽)
▲항상 친구들을 도와주고 챙기는 역할이다. 의리파고 나름대로 순수하다. 셋 중에서는 가장 아이큐가 높지만 약간 모자란 듯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다.(이천희, 이하 이)
▲세 명 중 아이큐가 가장 달리지만 싸움은 잘하는 역이다.(박건형, 이하 박)
▲고등학교 때 가장 화려하게 살았던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서 무엇을 하고 살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영화다. 공간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고, 액션신도 많아 스태프가 고생했다. 가볍지 않으면서 경쾌하고 청춘과 삶과 성장을 담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조범구 감독, 이하 조)
--액션 장면 촬영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대전 뚝방에서 찍었는데 이틀간 하느라 몸은 피곤했는데 재미있었다. 하천물이 소변과 대변이 섞여 흘러나오는 물이라 냄새가 너무 진동해서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폐렴도 걸리고 장염도 걸렸다. 장염에는 세 가지 균이 있는데, 병원에 갔더니 세 가지 균이 다 있다고 보건소에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촬영장에 갔다. 다이어트를 따로 안했는데도 장염에 걸리니 5㎏이 그냥 빠지더라.(몽)
▲마지막 뚝방대첩 촬영할 때는 너무 추워서 고생했다. 하천물이 너무 차가워 몸이 얼어 다친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찍었다. 그런데 좋은 결과물이 나와 만족하고 있다.(이)
▲나 같은 경우는 영화에서 의상이 딱 한벌이라 그 의상이 물을 먹게 되면 무게가 10㎏ 정도 되는데, 너무 무거워서 팔 한번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또 모기들과의 싸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박)
--이 영화의 특징은 뭔가. 왜 선택했나.
▲내가 맡은 역이 어쩌면 좀 허무맹랑한, 멋있기만 역할일 수도 있지만 그 모습 자체가 남자들의 마음 속 로망을 대변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 상상을 표현한 영화다.(박)
▲진실하게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전 조폭이나 싸움하는 영화들과 달리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친구들의 이야기인데 그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은 것에 끌렸다.(이)
▲가수인 내가 영화에 출연했을 때 대중이 느끼는 부담감을 고려하던 찰나에 '뚝방전설' 시나리오를 받았다. 처음에는 와닿지 않았지만 서너번 읽으면서 굉장히 묘한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됐고 촬영하며 다시 읽었을 때는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다. 이 영화가 내 첫 영화라는 사실이 점이 자랑스럽다.(몽)
--MC몽 씨는 촬영 중 고막을 다쳤는데 현재 어떤가.
▲고막의 60%가 손상됐고 지금은 아무는 과정이다. 가끔 코 풀 때 힘주면 멍멍한데 그것 말고는 괜찮다. 3집 녹음을 끝낸 상태인데 녹음 과정에서 좀 힘들었다. 현재 70~80% 재생되는 과정이다. (몽)
--맡은 역과 실제 고교시절을 비교해달라.
▲실제로는 리더가 돼 싸움하러 다니지는 않았다. 그런 장소에 가면 같이 싸우긴 했지만 싸움을 이끌며 원정다니진 않았다.(박)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싸움을 이끈 적 없고 '이건 참을 수 없다, 내 존재감이 무너지겠다' 싶을 때만 싸웠다.(이)
▲난 중학교 때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열렬한 팬이라 춤추러 다니느라 굉장히 바빴고, 고등학교 때는 지방으로 전학을 다니느라 학교에 적응을 잘 못 했다. 그렇다고 싸움하러 뭉쳐다니지도 않았다. 아르바이트하느라 바빴다. 학교에서는 거의 잠을 잤기 때문에 고등학교 동창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극중 캐릭터와는 달랐다.(몽)
--세 배우와 작업한 느낌이 어떤가.
▲박건형 씨는 객관적으로 본인의 연기를 보는 캐릭터다. 반복 촬영할 때마다 각 테이크의 길이가 정확할 정도로 굉장히 섬세해 연출자 입장에서 편했다. 이천희 씨는 보여지는 대로 감성적이고 맑고 순수한 사람이다. 몽씨는 이번에 깜짝 놀랐는데 굉장히 순수하다. 주변에서 가수가 한다고 해서 영화가 혹 싸구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감정의 순도가 높아 깜짝 놀랐다. 몽씨의 노래만 봐도 자기 삶에 대해 굉장히 진정성 있게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연기를 보면 감정의 순도가 99.9%로 나왔다.(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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