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탈북자) 청소년들이 중국과 러시아, 몽골을 둘러보며 탈북 과정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든다.
이들은 20여일간 함께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은 뒤 편집을 거쳐 공개할 예정이다.
9일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인 셋넷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와 꿈틀학교, 하자작업장학교 등 대안학교 청소년 30여명은 `동북아 평화 벨트 구축을 위한 청소년 대장정'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2개 조로 나뉘어 10일과 13일 각각 중국과 러시아로 떠나 곳곳을 둘러보며 또래 청소년들과 문화 교류를 한 뒤 23일께 몽골에서 합류했다가 29일 귀국한다.
박상영 셋넷학교 교장은 "이번 대장정은 `동북아 평화'를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기획된 행사"라며 "단순히 구경을 하는 게 아니라 고려인 후손, 몽골인 후예, 베이징(北京)대 학생 등과 비언어적 방식으로 문화 교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정에 참가하는 학생들 중 북한 출신 청소년은 13명. `나 때문에 가족들이 기차역에서 누나를 잃어버렸다', `표를 보여달라는 철도 직원을 피해 터널에 들어갈 때까지 기차 밖에 매달려야만 했다'는 등 탈북 과정에서 아픈 경험을 겪은 아이들이다.
이들이 제작키로 한 다큐멘터리는 작년 셋넷학교 영상팀 `망채'(망둥어의 북한 사투리)가 제작했던 `기나긴 여정'의 2탄.
화자인 새터민 청소년 양미(19.여)양이 30분간 자신의 얘기를 하는 방식을 취했던 전편과 달리 `기나긴 여정 2'(가칭)는 함께 `치유 여행'을 떠난 청소년들이 여행을 하면서 나누는 여러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내게 된다.
새터민 아이들에게 일종의 `씻김굿'이 될 `기나긴 여정2'는 오는 9월 강원도 춘천에서 열릴 셋넷학교 개교 2주년 기념 축제에서 공개된 뒤 전국 학교 등에서 순회 상영될 예정이다.
박 교장은 "이번 여행은 아이들이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른 고향(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동북아 평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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